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지금 이 시기에는 아무 것도 알 수가 없다."
10개 구단이 약 34~37경기를 치렀다. 전체 144경기의 4분의 1지점을 통과하고 있다. 여전히 본격적인 순위싸움은 시작되지도 않았다. 감독들은 "결국 7~8월이 승부처"라고 입을 모은다. 한화 김성근 감독도 현재 순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14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지금 이 시기에는 아무 것도 알 수가 없다. 딱히 한 팀이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라고 순위판도를 분석했다. 실제 선두 삼성은 2위 두산에 고작 0.5경기 앞섰다. 삼성과 9위 LG는 고작 6.5경기 차에 불과하다. 당장 뒤집힐 수 있는 격차는 아니지만, 남은 경기와 각 팀들의 전력을 감안하면 1~9위의 질서는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 김 감독은 향후 순위싸움에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짚었다.
▲부상자 관리
가장 중요한 건 부상자 관리. 김 감독은 "주전 1명이 쓰러지면 그 팀 전력 자체가 떨어질 수 있다"라고 했다. 한화의 경우 지난 주말 두산과의 원정 3연전 도중 간판타자 김태균이 허벅지에 부상했다. 14일 경기서 극적인 대타 그랜드슬램을 뽑아냈으나 여전히 정상적으로 출전할 수 있는 몸 상태는 아니다. 김 감독은 "당분간 선발출전은 어렵다"라고 했다.
거의 대부분 팀이 주전들의 부상 변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선두 삼성은 박한이가 약 1개월간 모습을 감췄다. 두산도 5선발 이현승 없이 버텨왔다. 시즌 초반부터 부상자가 속출했다. 최근엔 필승조 김강률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SK도 트래비스 밴와트 박희수 김강민 없이 버텨왔다. 그래도 선두권에 위치한 이 팀들은 지금까지는 부상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보여줬다. 대체 카드가 있고 상대적으로 다른 파트에서 힘을 발휘, 전력 공백을 상쇄해왔다.
결국 중, 하위권 팀이 어떻게 부상자들을 관리하느냐가 순위싸움의 관건이다. 현재 중, 하위권 팀에 있는 대부분 팀은 선수층이 두껍다는 평가를 받지는 못한다. 삼성, 두산, SK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상 변수에 대처할 수 있는 힘은 떨어진다는 평가. 벤치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하느냐에 따라서 순위싸움은 요동칠 수 있다. 김 감독은 "LG와 KIA가 지금은 처져있지만, 부상자가 돌아오면 그대로 나가 떨어질 전력은 아니다. 지금도 잘 버텨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피로도
김 감독은 또 하나의 변수로 "5월 중순부터 6월까지의 피로도"를 짚었다. 명확하게 특정 파트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불펜으로 유추된다. 각팀 불펜 필승조들이 5월 중순부터 1차적으로 피로도를 느낄 수 있다. 실제 김 감독도 박정진-권혁 필승조 라인이 지칠 것에 대비, 또 다른 투수들을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2~3군 경기를 통해 1군서 쓸 수 있는 투수를 찾고 있다. 좌완 마일영의 경우 팔 높이를 낮춰서 승부처에서 원 포인트 릴리프로 활용하려고 한다. 이 역시 시즌 중반 이후 순위싸움에 대비하는 것.
현대야구는 불펜야구다. 대부분 팀은 선발투수에게 최대한 이닝을 맡기면서 불펜 피로도를 최소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4~5선발이 불안한 팀이 많다. 불펜투수가 실제 등판하지 않더라도 불펜에서 몸을 1~2차례 풀기라도 하면 실전 등판 못지 않은 피로도가 쌓인다. 불펜 자체가 불안한 팀도 많다. 날씨가 더워지는 5월 중순 이후 급격히 피로도가 증가할 수 있다. 벤치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순위싸움서 언제든지 밀려날 수 있다. 올 시즌은 예년과는 달리 144경기 체제. 불펜 투수들의 에너지 관리. 대체 자원 준비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
피로도는 야수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풀타임 출전하는 선수들도 날씨가 서서히 더워지는 시점에 체력적으로 힘들어진다. 이때 대처할 수 있는 카드가 적은 팀은 무너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현재 상위권에 위치한 삼성, 두산 같은 팀들은 유리한 부분이 있다. 반면 중, 하위권 팀들은 순위싸움서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김성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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