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몸값보다 빛난 김두현 아름다운 조율

[마이데일리 = 성남 안경남 기자] ‘슈퍼클럽’ 광저우에 맞선 김두현(33)의 아름다운 조율이 빛났다.

성남은 20일 오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1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홈경기에서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에 2-1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광저우 수비수의 퇴장 속에 수적 우위를 점한 성남은 경기 추가시간에 얻은 페널티킥을 김두현이 차 넣으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성남은 오는 27일 광저우 원정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8강에 오르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주장 완장을 찬 김두현은 4-2-3-1 포메이션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격했다. 원톱 아래 선 김두현은 베테랑답게 팀의 템포를 조율하며 경기를 이끌었다. 김두현은 볼을 안정적으로 소유했고 안정적인 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하이라이트는 전반 22분 성남의 선제골 장면이다. 남준재가 헤딩으로 페널티박스 안으로 볼을 떨궜고 이를 쇄도하던 김두현이 잡았다. 김두현은 그대로 슈팅을 할 수 있었지만 자신보다 더 좋은 위치에 선 조르징요에게 볼을 연결했다. 순간 광저우 수비는 완전히 무너졌고 성남은 득점에 성공했다.

김두현의 이타적이면서 경기를 꿰뚫는 정확한 시야가 만든 골이었다. 김두현은 어떻게 하면 보다 완벽하게 골을 넣을 수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지휘자’ 김두현의 조율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주장으로서 끊임없이 선수들을 다독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또한 중앙은 물론 좌우 측면까지도 폭 넓게 움직이며 공격에 다양성을 제공했다. 강력한 프리킥과 날카로운 왼발 슛도 위협적이었다.

종횡무진 활약한 김두현 때문에 광저우의 주장 정쯔는 전방으로 마음껏 올라가지 못했다. 그로인해 광저우의 공격은 예상했던 것보다 화력이 약했다. 포지션상 김두현과 계속 부딪힌 정쯔는 김두현을 쫓기에 급급했다. 여기에 김두현은 경기 추가시간에 극적인 페널티킥 결승골까지 터트리며 광저우를 격침시켰다.

김두현의 아름다운 조율 앞에 '부자구단' 광저우의 몸값 비싼 선수들은 고개를 떨궜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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