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어젠 누가 나가도 흐름상..."
20일 잠실 두산-삼성전. 삼성이 24안타 6볼넷을 묶어 25-6으로 이겼다. 두산도 11안타를 때리며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선보였다. 하지만, 삼성 타선의 위력이 대단했다. 경기 막판 찬스를 살렸다면 삼성이 1997년 세웠던 역대 한 경기 최다득점(27점) 타이 혹은 신기록을 작성할 수도 있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21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어제 같은 경기는 누가 나가도 흐름상"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두산의 한 선수도 "투수들은 괜히 우리 타자들에게 미안해하고, 누가 나가도 얻어맞는 날이었다"라고 아쉬워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1년에 1~2번 정도 그렇게 엄청나게 치는 날이 있다"라고 했다.
어쨌든 두산으로선 치욕스러운 패배였다. 김 감독은 "어제 같은 경기는 두 번 다시 나와선 안 된다"라고 했다. 이어 승부가 갈렸는데도 계속 투수를 바꾼 것에 대해서 "우린 뒤에 써야 할 투수가 대기하고 있었다. 만약 쓸 투수가 없었다면 1명 정도로 경기를 끝냈을 수도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류 감독은 의외의 반응을 내놓았다. "자꾸 안타, 홈런을 치니까 좀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반대로 생각해보자. 우리가 그렇게 25점씩 주고 얻어맞으면 기분이 어떨까. 경기 막판에는 '오늘 아꼈다가 내일 좀 치지'싶은 생각도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야구계에선 전날 대량득점을 한 팀이 다음 날 꼭 고전한다는 속설이 있다. 스윙이 자신들도 모르게 커져서 다음 날 상대 투수들에게 밀린다는 것. 류 감독은 "그렇게 되면 안 된다. 반대로 어제 상승세를 오늘로 이어갈 수도 있다. 결국 결과로 말하는 것이다"라고 웃었다. 베테랑 타자 박한이는 "어제 그렇게 쳤으니 오늘도 더욱 집중해야 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20일 경기처럼 승부가 일찌감치 갈릴 때 투수 보호 차원에서 경기 막판 야수를 투수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162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서는 간혹 나오는 선수 기용법. 모든 관계자들이 "이기고 있는 팀에서 그렇게 투수를 내면 지고 있는 팀이 기분 나빠할 것"이라면서 "만약 지고 있는 홈팀이 팬 서비스 차원에선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류중일 감독과 김태형 감독도 부정적인 의견. "한국 정서에선 상대를 자극하는 선수 기용으로 보여질 수 있다"라는 게 핵심이었다. 다만, 류 감독은 "경기 막판 정말 쓸 투수가 없다면 야수를 투수로 넣을 수도 있긴 하겠다"라고 했다.
[류중일 감독(위), 김태형 감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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