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는 2명뿐이다. 하지만 공연장 전체가 꽉 찬다. 배우들의 에너지가 그렇게 만들고, 화려한 3D 영상이 특유의 분위기를 만든다.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최상의 합이 관객들 혼을 쏙 빼놓는다.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단순히 우리에게는 화려한 그림을 남긴 천재 화가로만 기억되지만 꿈이 있는 청년이자 순수한 남자이자 열정적인 예술가였던 빈센트 반 고흐의 진짜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 그의 동생 테오 반 고흐의 이야기도 더욱 강화됐다.
'빈센트 반 고흐'는 빈센트 반 고흐가 죽고 그의 동생 테오 반 고흐가 그를 위해 유작전을 열고자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테오 반 고흐는 형과 주고 받았던 편지를 통해 빈센트 반 고흐의 인생을 되돌아 보고, 그의 내면을 더 깊이 이해한다.
빈센트 반 고흐의 인생은 그야말로 다이내믹하다. 모두의 인생이 그렇듯 웃고 울고 상처 받고 치유 받는다. '빈센트 반 고흐'는 단순히 우리 기억 속에 존재하는 천재 화가의 이미지를 그리지 않는다. 그의 상처에 더욱 가깝게 다가가고 그가 느꼈을 감정을 더 깊이 파고든다.
특이해 보이지만 사실 빈센트 반 고흐가 느끼는 인생 속 상처와 외로움은 우리 모두가 느낄 감정들이다. 그래서 더 가깝게 느껴지고, 그의 정서가 더욱 와닿을지도 모르겠다. 그의 상처가 더 안쓰럽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의 선택이 더욱 안타깝다.
빈센트 반 고흐를 독특하게만 그리지 않기에 자살하기 전 날 그가 느꼈을 온갖 감정들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물론 무대 위 빈센트 반 고흐의 감정은 휘몰아치지만 그의 내면을 좀 더 쉽게 풀어내는 연출은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공감대를 더 강화시킨다.
빈센트 반 고흐의 휘몰아치는 인생을 그리고 있지만 작품은 차갑지 않다. 오히려 따뜻하다. 이는 테오 반 고흐를 등장시켰기에 가능하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성향 탓에 괴짜 소리를 들었던 형, 좀처럼 자리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형을 동생 테오 반 고흐가 끝까지 보듬고 어루만져 주기에 따뜻함이 전해진다. 관객들 역시 이들의 모습에서 치유를 받는다. 상처보다 열정, 차가움보다 따뜻함이 전해지는 이유다.
단 두 명의 배우의 에너지로 무대가 꽉 차기에 '빈센트 반 고흐'만의 따뜻한 분위기가 가능하다. 여타 2인극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형성하는 '빈센트 반 고흐'는 두 명의 인물만이 등장하지 않아 이야기가 더욱 풍성하다. 등장하는 배우는 단 2명이지만 테오 반 고흐 역 배우의 변신을 비롯 그림자, 영상 등에 힘입어 두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닌 전체의 이야기를 그린다.
기타와 키보드를 중심으로 한 베이스, 드럼 등의 악기구성 역시 남성 2인극의 매력을 높인다. 선우정아가 작곡, 음악감독을 맡은 만큼 음악이 풍성하다. 각 장면에 맞춰 록, 블루스, 발라드 등 다양한 음악이 혼합되며서 듣는 재미를 더한다.
무엇보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장점은 3D 영상에 있다. 관객들 시야가 미치는 무대 벽 전체를 3D 영상이 채운다. 하얀 벽과 문은 화려한 영상미로 적재적소 다채로운 공간을 만들어낸다. 그들이 존재하는 공간이 되기도, 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그림이 되기도 하는 큰 배경이 관객들의 보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을 영상이지만 고전적으로 접할 수 있는 것도 흥미롭다.
3D 영상에 자칫 배우들이 감춰질 수 있지만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영상과 배우가 적절히 어우러지며 최상의 합을 보이는 것. 새로운 시도가 또 다른 창작물, 발전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보는 재미, 듣는 재미, 공감하는 재미가 동시에 충족된다.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공연시간 100분. 오는 8월 2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문의 02-588-7708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공연 이미지.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HJ컬쳐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