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남자농구대표팀 16인엔트리가 발표됐다.
남자농구대표팀 김동광 감독은 지난달 29일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됐다. 곧바로 아시아퍼시픽 챌린지 대학농구, 유니버시아드를 챙겨보며 대표팀 엔트리 구상에 들어갔다. 대한농구협회가 지난 14일 발표한 16인 엔트리는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엔트리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양동근(모비스) 김선형(SK) 김태술(KCC) 박찬희 양희종 오세근(KGC인삼공사) 조성민(KT) 김종규(LG) 이종현(고려대) 등 9명은 아시안게임 멤버들. 그리고 윤호영(동부) 문태영(삼성) 이승현(오리온스) 하승진(KCC) 문성곤(고려대) 최준용(연세대) 한희원(경희대) 등 7명이 새롭게 합류했다.
대신 문태종(오리온스)과 김주성(동부)은 16인엔트리는 물론 8명의 예비엔트리에서도 제외됐다. 허일영(오리온스)은 16인엔트리에는 빠졌지만, 예비엔트리에는 포함됐다. 16인엔트리 중에서 4명은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8월23일~9월3일 중국 장사)에 참가하지 못하는 걸 감안하면 예비엔트리 8인이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물론 훈련과정에 따라 16인 엔트리와 예비엔트리의 대폭 교체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사실상 큰 변화 없다
사실 이번 대표팀 엔트리는 인천 아시안게임 멤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새롭게 합류한 7명 중 한희원을 제외한 6명이 최근 2~3년간 대표팀에서 뛰었거나 훈련한 경험이 있기 때문. 이승현 문성곤 최준용은 유재학 감독이 대표팀을 맡았을 때도 1~2차례 대표팀에 뽑혔다가 도중 하차했다. 윤호영은 지난해 각종 부상으로 도중 하차했던 케이스. 하승진은 지난해 대표팀 13인 엔트리에 포함됐다가 부상으로 훈련을 받지 않았다. 결국 하차.
예상된 일이다. 김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몇몇 언론들을 통해 "지난해 아시안게임 멤버 위주로 가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대표팀이 불과 아시아선수권대회 2개월 전에 소집되는 현실. 과감한 세대교체, 국제경쟁력 업그레이드를 시도할 수 있는 여유가 없다. 그리고 김 감독 입장에선 당연히 모험을 할 이유도 없다. 임기가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로 한정됐기 때문. 이 부분들은 대표팀 구성 및 소집을 차일피일 미룬 농구협회의 저속 행정, 농구협회와 KBL의 불협화음이 결정적 원인이다.
결국 현 상황에선 새롭게 합류한 7명, 그 중에서도 대학생 3인방과 대표팀에 2년 연속 탈락했던 이승현의 분전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야 대표팀이 아시안게임과 차별화될 수 있다. 그리고 최소한의 세대교체의 기틀, 궁극적으로 국제경쟁력 강화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단순히 김주성과 문태종을 제외했다고 해서 한국농구의 체질이 단단해지는 건 아니다.
▲뉴페이스 7인의 경쟁력
그렇다면 아시안게임에 뛰지 않은 7명의 선수들이 최종엔트리 12명에 포함될 확률은 어느 정도일까. 일단 개개인의 몸 상태, 다른 멤버들과의 조화가 가장 먼저 고려될 것이다. 그리고 개개인의 역량을 실전서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국제대회는 프로농구와는 다르다. FIBA룰이 엄격히 적용되고, 아시아권에서 부딪히는 상대도 국내 각 포지션별 최강자를 뛰어넘는 수준의 선수가 많다. 그 틈에서 국제대회서 통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
새롭게 가세한 7명 중에서 윤호영과 문태영은 몸 상태에 이상만 없다면 대표팀 합류가 매우 유력하다. 김 감독은 문태영 특유의 클러치능력을 일찌감치 호평했다. 다만, 문태영은 꽉 짜인 모비스 조직력에서 이상적인 슛 셀렉션을 보여왔는데, 김 감독 역시 그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한, 김 감독으로선 몸이 아프지 않은 윤호영이라면 내, 외곽에서 수비 중심을 잡아줄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승진은 몸 상태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신체 특성상 비 시즌에는 몸을 정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다. 그러나 김 감독이 일단 그를 불러들인 건 몸 상태가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높이 위력 외에 불안한 볼 핸들링과 저조한 자유투 성공률 등을 커버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이승현은 지난 1년간 프로에서 뛰면서 외곽수비력, 슈팅능력을 정교하게 다듬었다. 지난해 유재학 감독은 내, 외곽을 오가는 움직임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부분을 지적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그가 프로에서 보여준 모습, 그리고 유니버시아드서 팀 중심을 잡았던 모습이라면 이번 대표팀에서 이승현이 살아남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최준용은 대학 최고레벨의 1대1 테크닉과 정교한 슈팅능력으로 2~4번을 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파워가 약하고 기복이 잦다는 게 문제점. 문성곤과 한희원은 대학을 대표하는 슈터. 폭발력을 갖췄다. 아시아퍼시픽 결승전서 발목에 부상, 유니버시아드에서 뛰지 못한 문성곤의 재활 속도가 변수다. 두 사람 모두 기복이 있고 꾸준함이 부족하다는 평가. 경우에 따라선 두 사람 중 한 명은 최종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승현(위), 최준용(가운데), 문성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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