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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오랜만에 등장한 정치 드라마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어셈블리'(극본 정현민 연출 황인혁 최윤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토록 관심을 받는 이유는 이미 '정도전'이라는 사극을 통해 필력을 인정받은 정현민 작가의 차기작이라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실제 국회 보좌관 출신의 경력을 지닌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허구와 현실을 넘나드는 재미가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기 때문이다.
2011년 종영한 KBS 드라마 '프레지던트' 이후 사실상 이렇다 할 정치 드라마는 없었다. 본격 정치 드라마를 표방한 '프레지던트'는 주인공 장준일(최수종)이 민주화 운동으로 정계에 입문해 경선 과정부터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당시에도 모처럼 등장한 현대 정치 드라마라는 점 때문에 방영 전부터 관심을 모았지만, 정작 시청률 면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총 20부작으로 방영된 '프레지던트'는 평균 7%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시청률은 6회가 기록한 10.0%(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동일)였다.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두 자릿수 시청률이 어렵지 않던 시기였기에 사실상 비인기 드라마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나 '프레지던트'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평 일색이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음모론까지 제기했을 정도.
박인권 화백의 만화 '대물'을 원작으로 한 배우 고현정 주연의 '대물'은 종영까지 줄곧 20%대의 시청률을 유지했다. 적지 않은 인기를 끌었지만, 일각에서는 단 한 번도 30%를 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고현정과 함께 권상우 차인표 등 호화 출연진, 그리고 '여성 대통령'이라는 기존에 없던 신선한 소재로 흥미를 끈 덕에 방영 내내 동시간 정상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대물'이 인기를 끌면서 당시 대선주자로 지지도 1위를 달리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실제 드라마 속 여주인공이었던 서혜림(고현정)과 박근혜 대통령의 공통점은 거의 없었지만 여성 대통령의 탄생을 기대하는 이들이 늘어나기도 했다. 또 정치권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긴 했지만, 극중 직업군들에 대한 현실적인 묘사가 아쉽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차승원과 김선아가 주연을 맡았던 SBS 드라마 '시티홀'은 시청에서 해고된 말단 공무원 신미래(김선아)가 직접 시장 선거에 출마하며 겪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사실 정치 드라마라기 보다는 남주인공이었던 차승원(조국 역)과의 로맨스에 더 초점을 맞췄지만, 그럼에도 정치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담아내기도 해 호평을 받았다. '시티홀'은 평균 16%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조용히 막을 내렸다.
정치 드라마는 분명 시청자들에게 매력적인 소재는 아니다. 실망스러운 정치에 무관심하기까지 한 우리나라 국민 정서상 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가 사랑 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KBS는 다시 한 번 '어셈블리'를 통해 정치 드라마에 도전했다. 이번에는 정현민 작가라는 든든한 동지가 함께 했다. 과연 이번에는 정치 드라마가 가진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두고두고 회자될 또 한 편의 성공작을 남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위부터 '어셈블리' '프레지던트' '대물' '시티홀' 포스터. 사진 = KBS SBS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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