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중국 우한 김종국 기자]"한국과 다른팀의 차이점은 한국만 우리의 스타일을 유지하며 경기에 임했다. 한국만 유일하게 무패를 기록했고 한국만 적극적인 공격축구를 펼쳤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동아시안컵에서 1승2무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중국 우한에서 열린 2015 동아시안컵에서 중국에 완승을 거둔 후 일본과 북한을 상대로 잇단 무승부를 기록했다. 슈틸리케호는 7년 만에 동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해결 과제도 드러냈다.
한국은 일본과 북한을 상대로 치른 경기에서 상대 밀집 수비를 공략하지 못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한국을 상대로 수비를 우선시한 후 역습으로 맞서는 전력을 택했다. 그 동안 일본은 아시아권 국가 중 한국을 상대로 수비축구를 펼치지 않는 몇 안되는 국가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한국을 상대로 승리가 아닌 패하지 않는 경기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표팀 선수들 조차 일본이 수비적인 축구로 나설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뜻을 나타냈다. 일본과 북한은 한국전에서 자신들의 스타일을 버리고 수비적인 축구로 나섰다.
한국은 일본전에서 김신욱(울산)이 원톱으로 나서 공격을 이끌었지만 상대 수비진에 고립되며 득점기회를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김민우(사간 도스) 이용재(나가사키) 측면에서 공격을 지원했지만 이미 자리를 잡고 조직적인 수비를 펼치는 일본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한국은 한일전에서 장현수(광저우 푸리)가 전반 26분 페널티킥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전반 39분 일본의 야마구치에게 벼락 슈팅을 얻어 맞고 동점골을 내줬다. 야마구치의 슈팅을 예상하지 못한 한국 수비진이 공간을 내준 순간 야마구치는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 골문을 갈랐다. 그 동안 아시아권 팀들을 상대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상대 속공 한번에 무너졌던 모습이 일본전에서 재현됐다.
북한전 역시 한일전과 비슷한 경기 내용이었다. 북한은 이번 대회서 '빨치산 전법'을 강조하며 공격축구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북한은 일본에게 역전승을 거두며 득점력을 과시했지만 한국을 상대로는 변함없이 수비적인 전술을 들고 나왔다. 북한 골키퍼 리명국의 선방쇼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한국은 북한의 밀집 수비를 공략하지 못했다. 한국은 북한전에서 20개가 넘는 슈팅을 때렸고 8번의 슈팅은 득점과 연결될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였지만 공격진에서의 마무리 능력 부족을 다시 드러냈다. 북한은 한국전에서 이종호(전남)와 이재성(전북)의 측면 공격을 차단하는데 초점을 맞춰 성공했다. 북한 김창복 감독이 위협적인 선수로 지목했던 김승대(포항)도 중국전 맹활약을 북한전에서 이어가지 못했다. 축구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원톱으로 번갈아가며 잇달아 출전한 이정협(상주상무)과 김신욱이 무득점에 그치며 공격수 부재를 드러냈다.
대표팀은 다음달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경기를 재개하는 가운데 월드컵 예선에서도 동아시안컵과 비슷한 경기 내용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과 러시아월드컵 2차예선 G조에서 대결할 라오스 레바논 쿠웨이트 미얀마는 수비축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점유율 우위를 점하면서도 득점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상대 역습을 경계해야 한다. 이번 북한전에서도 일방적인 슈팅에도 불구하고 위협적인 상대 속공에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표팀의 주장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는 북한전을 마친 후 "그런 점은 항상 준비하고 있다. 상대 역습에 골을 먹지 않아 다행"이라며 "상황에 따라 감독님의 주문에 따라 잘 움직여야 한다. 감독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조직력이고 그 부분을 최대한 신경써서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상대 밀집 수비 공략에 대한 해결책을 K리그에서 찾을 수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K리그 클럽 같은 경우 한국대표팀처럼 라인을 올려 적극적인 플레이를 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은 상대가 강한 압박을 했을 때 대응하는 플레이가 약하다. 이런 레벨의 경기를 많이 치러야 선수들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득점을 기록한 한국과 북한의 동아시안컵 경기장면.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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