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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 노홍철이 배낭여행을 떠났다. MBC에 따르면, 노홍철 복귀 프로젝트는 일반인 남성 4명과 함께 약 20일간 유럽에 머무르며 최소 경비를 지닌 채 창조적인 생산활동으로 비용을 충당하며 버티는 자급자족 여행 콘셉트다.
노홍철은 음주운전으로 모든 방송에서 하차한 뒤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그는 자숙 기간 동안 무전여행을 떠났다. 칠레 산티아고 순례자 길에서 만난 젊은 여행객들을 통해 새로운 삶의 에너지를 얻었다. 그는 자신이 받은 에너지를 시청자에게 되돌려주겠다는 각오다.
그의 프로젝트는 다큐 영화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을 떠올린다. 스스로를 ‘잉여인간’이라고 부르는 호재(24), 하비(22), 현학(20), 휘(20)는 단돈 80만원과 카메라 1대 만을 들고 무작정 유럽으로 떠났다. ‘판타스틱 잉여4’는 호스텔 홍보영상을 찍어주고 무료숙식을 제공받는 ‘물물교환’ 프로젝트 아이템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마지막에는 뮤직비디오 한 편을 제작하고 돌아오는 거창한 계획이었다.
그러나 세상 일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고속도로에서 춤을 추며 차를 얻어탔고, 밥 먹듯이 노숙을 했다. 돈이 한 푼도 남지 않은 절망적인 순간에, 메일 한 통이 도착했다. 첫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에 1초에 한 건씩 메일이 쏟아졌다. 이들은 추위와 배고픔과 절망의 순간을 참아내 자신들의 목표를 이뤘다.
노홍철 배낭여행과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의 공통점은 첫째, 무전여행이다. 목적지까지 차를 얻어타고(요즘 세상에 누가 차를 태워줄까 싶지만, 유럽은 여전히 히이하이킹이 통하는 곳이다), 자신의 재능을 나눠 숙식을 제공받는 여행이다. 언뜻 무모해 보이는 여행이지만, 잉여 4인방은 극한까지 자신들을 밀어붙였고, 결국 한국에선 깨닫지 못한 인생의 소중한 가치를 배웠다. 여행은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길이니까. 새로운 풍광 또는 경험은 새로운 생각을 일깨운다.
둘째, 창조적 생산활동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이호재 감독과 후배들은 영화학과의 전공을 살려 기발하고 참신한 홍보영상을 만들었다. 디자이너도 없고, 배우도 없었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돌파한다는 자세로 기어코 재기발랄한 영상을 제작했다. 노홍철과 네 명의 젊은이들이 어떤 창조적 생산활동을 할지는 모르지만, 그들의 젊음과 패기는 충분히 유럽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셋째, 희망을 품고 돌아오는 여행이라는 점이다. 잉여 4인방은 여행의 마지막에 아르코의 뮤직비디오 제작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이호재 감독은 자신의 우상이라며 후배들의 의견을 묻지 않은 채 덜컥 수락했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은 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 아르코에게 죄송하다는 메일을 보냈다. 아르코는 실망했다. 귀국 일주일을 남겨놓은 시간. 이호재 감독은 어떻게하든 끝내야한다고 결심했다. 그는 나침반 하나만 들고 해변 풍광을 담기 위해 영국 남부로 길을 떠났다. 후배들은 선배를 돕기 위해 뒤늦게 길을 떠나 해안가에서 기적처럼 만났다. 아르코 뮤직비디오는 그들에게 일종의 훈장이었다. 그들은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노홍철의 배낭여행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노홍철은 유럽 무전여행을 통해 얻은 자신감으로 힘든 난관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노홍철과 네 명의 젊은이들이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처럼, 5포 세대에게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건네주길 기대한다.
[노홍철, 마이데일리DB. 영화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캡처 영상]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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