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포스트시즌에는 선발로 써야죠."
불펜투수로 돌아온 두산 더스틴 니퍼트. 복귀전이었던 9일 목동 넥센전서 무너졌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당분간 니퍼트를 계속 불펜투수로 활용한다. 서혜부 부상 치료 후 불펜으로 돌아온 이상, 당장 선발로 돌아서는 건 쉽지 않다는 게 현실적인 이유. 일단 김 감독은 10일 경기서는 니퍼트를 완전히 쉬게 했다. 복귀전서 44개의 공을 던졌기 때문.
김 감독은 10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아픈 건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실제 44개의 공을 던진 뒤 아무런 부작용이 없었다. 복귀전서도 구위보다는 제구가 좋지 않은 게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실전감각을 좀 더 끌어올리면 개선의 여지는 충분하다. 때문에 니퍼트는 여전히 중간계투로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PS는 선발이다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에는 선발로 써야죠"라고 했다. 심지어 "시즌 막판 준비가 되면 다시 선발로 쓸 수도 있다"라고 했다. 이 대목에서 니퍼트는 여전히 선발투수라는 김 감독의 확고한 인식이 드러난다. 두산의 선발진은 객관적으로 볼 때 강하다. 하지만, 니퍼트가 에이스 역할을 해줄 때 완전체가 되는 건 분명한 사실.
최근 두산은 선발진 후미가 약간 불안하다. 허준혁이 니퍼트의 어깨부상 직후 대체자로 등장했을 때보다 페이스가 약간 떨어졌다. 니퍼트가 서혜부 부상으로 재이탈한 뒤 선발로 가세한 이현호는 8월 17일 인천 SK전(6이닝 무실점)의 위력을 다시 보여주지는 못했다. 앤서니 스와잭도 완전하지는 않다. 결국 유희관과 장원준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물론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만큼 많은 선발투수가 필요 없다. 하지만, 시즌 막판까지 3위 싸움이 이어진다고 보면 니퍼트가 시즌 종료 직전 선발로 필요한 경기가 생긴다고 봐야 한다. 또한, 최근 몇 년간 포스트시즌서 '강한 4선발 체제'가 주목 받았던 걸 감안하면 니퍼트를 포함한 4선발 시스템 구축(니퍼트, 유희관, 장원준, 앤서니 스와잭)은 의미가 있다.
▲선발로 돌아가는 과정
결국 김 감독은 니퍼트를 선발로 쓰기 위한 일종의 사전작업 차원에서 불펜으로 활용한다고 보면 된다. 선발투수가 부상 후 다시 선발의 내구성을 회복하기 위해선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많은 이닝을 소화해도 될 정도의 힘을 비축하기 위한 체력적, 기술적 준비가 필요하다. 니퍼트 역시 곧바로 선발로 돌아오기로 했다면 아직도 컴백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깨 통증 후 선발로 복귀했을 때도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그게 니퍼트의 스타일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치열한 순위다툼서 니퍼트가 하루라도 빨리 필요했다. 결국 1군 불펜 실전을 통해 선발로 뛸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어나간다는 의미도 있다. 또한, 김 감독은 "니퍼트를 투구 수를 생각하고 기용하지는 않았다"라고 했다. 딱히 투구수 제한을 하지 않고 중간계투로 기용하겠다는 의미인데, 이 부분은 선발 전환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물론, 선발 전환 차원의 불펜 대기라고 해도 현 시점에선 니퍼트가 중간계투로 역량을 발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박빙 승부처에서 연투가 가능한지를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 감독은 "이틀 연투는 괜찮은데 3일 연투는 쉽지 않다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두산은 니퍼트를 활용, 불펜을 단기적이라도 강화시킬 수 있다. 최근 필승계투조가 다시 흔들리는 두산으로선 어떻게든 니퍼트를 잘 활용해야 한다.
[니퍼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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