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이 9월 들어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9월 들어 4승9패다. 9월 경기당 3.9득점에 그쳤고, 실점은 7.4점. 득실마진이 무려 -3.5점. 올 시즌 두산이 경기당 평균 5.41득점, 5.35실점(약+0.6점)인 걸 감안하면 9월 들어 두산 야구의 투타 밸런스가 급격히 흔들리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3일 잠실 KT전서 충격의 6연패를 끊었지만, 이후 다시 2연패로 여전히 좋지 않다.
투타 밸런스가 무너지는 건 체력적, 기술적인 요인 등 복합적이다. 현재 두산 투수들과 타자들 모두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이는 건 확실하다. 장기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컨디션이 동반 상승할 때도, 동반 하락할 때도 있다. 그 간극을 최소화해야 투타 밸런스가 최대한 유지되고, 팀이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 분명한 건 두산의 투타 엇박자가 의외로 길어지고 있다는 점.
▲특수한 상황
사실 두산의 시즌 득실마진도 좋은 편이 아니다. 아직 패배보다 승리가 10개나 더 많은데도 그렇다. 이유가 있다. 이길 때 박빙 승부 속에서 하이파이브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패배할 때는 큰 점수 차로 진 게임이 많았다. 이달 9패 중 6패가 5점차 이상의 완패였고, 5차례나 두 자릿수 실점을 했다.
마운드가 좋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불펜. 시즌 초반부터 두산 불펜은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부상, 부진으로 메인 셋업맨, 중간 릴리프, 마무리 등 각 세부적인 보직의 주인공이 계속 바뀌었다. 부적응과 대량실점 패턴이 이어지면서 순위싸움이 힘겨웠다. 이현승이 마무리로 돌아선 뒤 급격히 안정감을 찾았지만, 9월 들어 두산 불펜은 전반적으로 다시 흔들린다. 오현택이 필승계투조에서 사실상 배제됐고, 함덕주-니퍼트-이현승도 타 팀과 비교하면 안정감이 떨어진다.
그래도 이런 흐름을 타선이 잘 메워왔다. 타 팀보다 백업 멤버들의 질이 좋다. 김태형 감독이 잔부상과 컨디션 난조를 보인 선수들을 잘 관리했고, 그 사이 백업 멤버들을 적절히 활용, 그들의 잠재력을 끌어냈다. 그리고 김 감독의 관리를 받은 주전이 다시 좋은 활약을 해주는 선순환 구도가 이어졌다. 김 감독은 지금도 상황에 맞게 타순을 적절히 개편 중이다. 민병헌-김현수를 3~4번 타순에 넣는 큰 구도 변화 이후에는 부분적인 개편만 해왔다. 그런데 이 흐름이 9월 들어 좋지 않다. 전체적으로 침묵 모드. 이런 상황서 마운드의 약점이 부각되면서 팀 자체의 뒷심이 시즌 초반 수준으로 나빠졌다.
▲일시적인가 가시밭길인가
두산은 넥센과의 3위 다툼서 악전고투하고 있다. 넥센이 최근 2연패하면서 2경기 차를 유지했지만, 근본적으로는 두산이 지금의 투타 언밸런스를 극복해야 3위 공략을 할 수 있다. 몇 위로 올라가든 포스트시즌서도 매우 중요한 부분.
최근 한 해설위원은 "두산 타자들은 워낙 능력이 있다. 전반적으로 침체가 길어지고 있지만, 곧 올라올 것이다. 다만 최근 박빙 승부에선 그렇게 강하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라고 했다. 최근 1~2점이 필요한 상황서 그렇게 강하지 않았던 건 걸리는 대목. 번트 실패는 물론이고, 잦은 병살타 등 전반적으로 작전수행에서도 엉키는 부분이 있었다. 두산 타선은 과거와는 달리 확실한 장타력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잔부상을 앓는 선수가 많아 기동력이 특화된 것도 아니다. 결국 상황에 맞는 순도 높은 연결과 해결이 절실하다.
근본적인 고민은 역시 마운드. 9월 들어 선발과 중간 모두 조금씩 균열이 있다. 시즌 내내 불안한 불펜은 최근 다시 급격히 흔들린다. 그래도 지금 필승계투조 구성이 최상인 건 분명하다. 이현승과 함덕주를 축으로 포스트시즌까지 가야 한다. 다만, 니퍼트가 곧 선발로 돌아가는 상황서 객관적인 불펜 역량이 강하지 않은 건 분명하다. 냉정히 볼 때 두산의 불펜 경쟁력으로는 단기전 승부서도 승리를 자신할 수 없다. 이 해설위원도 "마운드 안정이 관건이다. 이 부분을 잡아야 투타 엇박자가 오래가지 않는다"라고 내다봤다. 선발진에도 16일 유희관의 난조는 차치하더라도, 4선발 허준혁도 다소 불안하다. 김태형 감독은 "현역 시절(김태형 감독은 포수 출신) 투수들이 갑자기 좋지 않았을 때 마운드에 올라가서 위로도 해보고 농담도 해봤다. 하지만, 결국 투수 본인들이 이겨내야 한다"라고 했다.
두산이 당장 투타 엇박자를 벗어나려면 타자들이 회복돼서 시즌 중반처럼 마운드 약점을 상쇄시켜주면 된다. 하지만, 두산으로선 포스트시즌까지 감안할 때 마운드에 대한 고민이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라는 게 곤혹스럽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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