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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발칙하게 고고'가 첫 방송부터 학원물 특유의 유쾌함은 물론, 경쟁만을 강요하는 치열한 학교 현실을 그대로 그려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5일 방송된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발칙하게 고고'(극본 윤수정 정찬미 연출 이은진 김정현 제작 콘텐츠K (유)발칙하게고고문화산업전문회사) 1회에서는 세빛고등학교의 댄스 동아리 리얼킹과 응원 동아리 백호의 격한 대립을 그리며 시작을 알렸다.
학교 성적 하위권 학생들이 모인 리얼킹과 최상위권 학생들이 모인 백호는 그야말로 극과 극 비교체험 수준. 백호는 이름만 동아리인 상위권 학생들의 집합소였고, 리얼킹은 공부보다는 그저 춤이 좋아 모인 이들의 탈출구 같은 곳이었다. 문제는 리얼킹을 향한 학교의 따가운 시선이었다. 오로지 명문대 입시만이 중요한 가치가 된 이 자율형 사립고 기숙 학교에서는 리얼킹은 그저 눈엣가시였다.
음악을 틀 전기마저 끊긴 리얼킹 부원들은 백호와 몸싸움까지 벌였다. 특히 리얼킹의 부장 강연두(정은지)와 백호의 부장 김열(이원근)은 만나자마자 으르렁대며 티격태격했다. 강연두는 김열을 찾아가 잠시 휴전을 제안했고, 이 과정에서 중심을 잃고 쓰러진 강연두가 김열의 코 앞까지 다가가며 의도치 않은 밀착 스킨십을 하고 말았다. 문제는 이 모습을 누군가 휴대폰 사진으로 찍어 선생님께 제보했다는 점이다.
이 일로 강연두가 속한 리얼킹은 동아리 해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하지만 함께 스캔들에 휘말린 김열의 동아리는 멀쩡했다. 이를 억울해하던 강연두는 교장까지 찾아가 읍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김열이 쪽지를 통해 조언을 건넸고, 강연두는 그의 말대로 학교 곳곳에 대자보를 붙이고 1인 시위를 하는 등 불합리한 동아리 해체 조치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이 일이 결국 교육청까지 알려지면서 학교 측은 난감한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다시 리얼킹을 살릴 수 있을 거라는 희망에 부풀었던 강연두는 그러나 학교 측의 보복 조치로 다른 학생들로부터 원성을 들어야했다. 학교 측이 면학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명목으로 학생들의 외출을 모두 금지시킨 것. 이 때문에 순식간에 학교에서 왕따가 된 강연두는 다시 한 번 억울함에 눈물을 쏟아야 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자신과 김열의 키스 스캔들 때문이라는 사실을 떠올리고 제보자를 찾기 위해 교무실로 향했다.
그곳에서 강연두는 담임 선생님에게 제보자를 알려달라고 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나 선생님의 휴대폰을 몰래 본 강연두는 제보자를 확인하고는 그만 망연자실하고 말았다. 알고보니 제보자가 자신의 기숙사 룸메이트이자, 절친이라고 믿고 있던 권수아(채수빈)였다. 권수아는 평소 매우 상냥한 얼굴과 말투로 줄곧 강연두와 함께 하고 있었지만, 실상은 그저 이용가치가 있어 친구인 척 하고 있을 뿐이었다. 강연두는 결국 그토록 좋아하던 동아리도, 친구도 모두 잃고 말았다.
강연두는 끝내 음악 수업 시간에 폭발하고 말았다. 노래를 부르다 눈물을 흘린 강연두는 수업 도중 권수아에게 다가가 "야, 권수아. 너 사람이 우습지? 다 니 손에서 놀아나는 애완견 같지? 착각하지마. 몰라서 당해주고 속아준 거 아니거든? 그거라도 이용하려는 니가 불쌍해서 모르는 척 당해주고 속아준 것 뿐이야. 좋디? 그딴식으로 친구 이용해먹으니까 사는 게 좀 편해져?"라고 따졌다. 그리고는 김열을 향해 "너 나랑 키스 했어? 안 했어? 안 했으면 안 했다고 왜 말을 안해? 기왕 이런 거 억울하지라도 않게 오늘 한 번 해보자. 자, 해, 자. 원없이 해보자. 해봐"라고 소리쳤다.
이어 자신 때문에 외출 외박이 금지됐다고 따졌던 남학생들에게 "그리고 니들 외출 외박 내가 금지 시켰어? 교장이 그런 거잖아"라고 말한 뒤, 학생들을 향해 "니들도 마찬가지야 이것들아. 친구가 당하면 말려야지,강건너 불구경하듯 가만 있나? 싸가지들아. 성적 때문에 목숨 걸고 점수 1점 때문에 친구고 나발이고 짓밟는 니들같은 것들이 나중에 사과 박스에 돈 받고 휠체어 타고 검찰 출두하고 그러는 거야 이 자식들아"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후 강연두는 학교를 떠나겠다며 짐을 싸고 집으로 돌아갔다.
방송 말미 강연두는 결국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리얼킹 폐부에 빌미를 제공한 백호 동아리를 찾아 가입 지원서를 던지며 "오늘부터 백호, 내가 접수한다"고 선전포고했다. 앞서 강연두의 친구인 하동재(차학연)가 알려준 소식 때문이었다. 웃음과 눈물을 오가며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게 한 '발칙하게 고고'의 첫 방송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발칙하게 고고'는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학원물로, 그동안 KBS에서 내놓은 '학교' 시리즈의 연장선에 놓인 작품으로 인식됐다. 그렇기에 기존 학원물이 보여준 갈등-화해-화합에 이어지는 러브라인까지 공식화된 틀 속에 갇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존재하기도 했다. 그러나 첫 방송은 이러한 우려를 떨치기에 충분했다. 극과 극 감정을 오가며 리얼한 현실을 그대로 담아낸 '발칙하게 고고'는 개성만점 캐릭터들과 더불어 새로운 학원물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그저 그런 학원물에서 벗어나 특유의 색깔을 그리기 시작한 '발칙하게 고고'가 과연 치열한 월화극 대전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KBS 2TV '발칙하게 고고' 1회 주요 장면. 사진 = KBS 방송 화면 캡처]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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