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전혀 다른 시즌이 시작된다.
프로농구는 7일 KGC-삼성전으로 1라운드를 마친다. 8일 KT-KCC전은 2라운드다. 2라운드부터 중대한 변화가 있다. 9월 22일 이사회 결과(구단들과 KBL이 시즌 전 결정했던 원칙을 스스로 깼다.)에 따라 3쿼터에 한해 외국선수 2명이 동시에 경기에 나선다. 3라운드까지 그렇게 진행된다. 4라운드부터는 예정대로 2~3쿼터에 외국선수 2명이 동시에 경기에 나선다.
그리고 2라운드부터 대표팀에 차출됐던 선수들이 소속팀에 컴백, 경기에 출전한다. 대표팀 해산 후 곧바로 경기 출전할 수 있는 원칙(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규정)에 따라 6일 KCC-전자랜드전(하승진, 김태술)과 7일 KGC-삼성전(박찬희, 이정현, 문태영)은 1라운드임에도 대표팀 선수들이 뛸 수 있다.(나머지 팀들은 2라운드부터 대표팀 선수들을 활용한다. 결과적으로 1경기 손해를 본다.) 심지어 신인드래프트 직후이자 2라운드 막판인 27일부터는 신인들도 일제히 경기에 투입된다.(이 역시 구단 별로 신인들을 활용할 수 있는 경기 수가 달라 형평성에 어긋난다.)
▲1R과 2R은 전혀 다르다
결과적으로 1라운드와 2라운드는 전혀 다르다. 구단들이 더 많은 선수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국내선수와 외국선수, 외국선수와 외국선수, 국내&외국선수와 신인들의 융화, 시너지효과 창출, 부작용 극복 및 차단이 최대과제다.
대표팀에 차출됐던 선수들과 외국선수들은 비 시즌에 거의 제대로 호흡을 맞춰보지 못했다고 보면 된다. 일부 구단은 프로아마최강전을 통해 간헐적으로 대표팀 선수들과 외국선수들의 호흡을 점검했다. 하지만, 부족했다. 외국선수들간의 호흡 역시 실전서 검증되지 않았다. 그나마 올해 신인드래프트에는 문성곤(고려대), 한희원(경희대) 정도를 제외하고는 즉시전력감이 눈에 띄지 않아 신인 변수는 그렇게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외형상으로 전력이 강해지는 구단들이 많다. 김태술과 하승진이 가세한 KCC는 이미 전자랜드를 상대로 재미를 봤다. 2라운드서 안드레 에밋과 리카르도 포웰이 함께 뛴다면 승부처에서 득점루트는 더욱 다양해진다. 발 부상 중인 이승현이 곧 가세할 선두 오리온스는 더욱 강해질 게 자명하다. 테크니션 조 잭슨이 애런 헤인즈와 함께 뛴다. 헤인즈와 문태종을 앞세워 4쿼터에 아주 강한 오리온스는 3쿼터에도 강세를 띌 수 있다. 문태영이 가세한 삼성, 양동근이 가세한 모비스, 조성민이 가세한 KT, 김종규가 가세한 LG도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특히 시즌 초반 고전 중인 KT와 LG의 경우 한 숨을 돌리게 됐다.
▲판도 요동친다
초반 순위판도는 대혼전.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충분히 이해되는 위치에 포진된 팀이 많다. 오리온의 상승세는 일찌감치 예견됐다. 이승현과 장재석이 빠졌지만, 포워드진이 워낙 풍부한데다 애런 헤인즈와 문태종 효과가 대단했다. 3위에 위치한 5승4패의 모비스와 전자랜드도 국내선수들의 볼 없는 움직임과 조직에 대한 헌신이 매우 뛰어나다. 선수 1~2명 없다고 해서 크게 흔들리는 컬러가 아니다. 다만, 모비스는 양동근과 문태영 공백이 예상대로 드러났다. 전자랜드는 안드레 스미스 효과를 봤지만, 외곽포가 터지지 않으면 어느 팀과도 손쉬운 경기를 하지 못하는 약점이 있다. 4승4패의 삼성은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김준일의 포스트가 리그 최고 수준으로 올라왔고, 주희정의 가세로 승부처에서 강해졌다. 하지만, 수비력에 대한 약점으로 확실히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SK 역시 김선형 공백을 메우지 못해 6위에 머물렀다. 동부도 김주성과 윤호영 공백이 컸다. 비 시즌에 자체적으로 전력이 떨어진데다 대표팀, 불법도박 악재도 있었던 KGC, KT, LG의 약세는 일찌감치 예견됐다. 이 팀들이 높이가 탁월했던 것도 아니다.
2라운드부터 이 판도가 완전히 요동칠 수 있다. 6일 KCC-전자랜드전만 해도 김태술과 하승진이 가세한 KCC의 경기력이 남달랐다. 1라운드 막판 김태홍, 정희재가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 가담에서 분전하면서 높이 약세를 상당 부분 메워왔다. 이 부분에서 5연승이 시작됐다. 여기에 김태술 가세로 볼 흐름이 원활해졌다. 전태풍의 체력 안배도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하승진에 의해 파생되는 효과가 남달랐다. 더블팀을 유도하는 건 기본적인 부분. 하승진이 안드레 스미스 수비를 맡으면서 안드레 에밋의 수비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 국내선수들과 매치업 되면서 여유있게 공격에 집중했다.
다만, 전자랜드는 하승진의 좁은 수비 범위를 놓치지 않았다. KCC가 스위치를 통해 하승진이 바깥으로 나오자 전자랜드는 그 찰나를 재빨리 외곽포로 공략했다. 하승진과 매치업된 국내선수가 의도적으로 외곽으로 끌고 나오기도 했다. 3쿼터에 외국선수 2명이 동시에 뛸 경우 높이에 큰 변화가 없는 KCC와는 달리 다른 팀들의 경우 순간적으로 높이를 강화, 하승진 효과를 약화시킬 여지가 있다. 한편, 전자랜드의 3점슛 적중률은 많이 떨어졌다. 4일 오리온스전 피로 여파가 남아있는 듯했다. 스미스 가세로 골밑 수비 부담을 많이 덜었지만, 여전히 뛰는 양이 많아 일정이 빡빡하면 체력 부담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
다른 팀들도 대표팀 선수들 복귀와 함께 외국선수 3쿼터 동시 출전에 따라 발생하는 효과와 부작용이 뒤따른다. 자체적으로 전력을 빨리 추스르고 상대 팀들을 재빨리 간파하는 것에서 판도 균열 및 재구축이 시작된다. 그런 점에서 2라운드부터는 감독들의 역량이 상당히 중요하다.
[KCC 하승진과 김태술.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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