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완주 안경남 기자] ‘슈퍼맨’ 이동국(36)은 2015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선수’로서 전북 현대의 4번째 K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아빠’로서 예능에 출연해 팬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런 이동국에게 ‘은퇴’ 그리고 ‘대박이’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이동국은 18일 전북 완주군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K리그 우승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아직은 선수 생활을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 충분히 가능하다”며 내년에도 그라운드에서 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어선 이동국이다. 동시대를 보낸 차두리, 이천수 등이 은퇴한 가운데 이동국은 여전히 K리그에서 가장 핫한 공격수다. 올해도 13골로 득점 3위를 달리며 전북에 4번째 별을 안겼다. 은퇴라는 단어가 아직은 이른 이동국이다.
이동국은 이어 “나 역시 언젠가는 은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멋지게 은퇴하고 싶다. 하지만 아직은 선수로서 욕심이 남아 있다. 그래서 은퇴할 시기가 오면 많이 아쉬울 것 같다. 최대한 아쉬움이 남지 않기 위해서라도 운동장에서 모든 걸 쏟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정확한 은퇴시점을 정하진 않았다. 이동국은 “언제라고 말하긴 어렵다. 올해가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경기력이다. 경기력이 떨어지는 순간 은퇴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2년 뒤에도 지금 같은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더 할 수도 있다. 경기력이 허락하는 한 끝까지 운동장에서 뛰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동국이 말하는 경기력에 대한 정의는 분명했다. 그는 “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경기 영상을 봤을 때 더 이상 예전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 시즌 중반이라도 내려 놓을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걸 이룬 이동국이다. 하지만 아직 풀지 못 한 숙제가 있다. 바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이하ACL) 우승이다. 이동국은 “올 시즌 가장 힘들었던 시기가 감바 오사카 원정에서 패하고 ACL을 탈락했을 때다. 개인적으로도 후유증이 컸던 경기였다. 올해 ACL서 우승할 최적의 시기라 생각했다. 그래서 아쉬움이 더 큰 한 해였다. 다시 준비해서 내년에 ACL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015년은 ‘선수’ 이동국에서 ‘아빠’ 이동국을 발견한 해이기도 했다. 이동국은 시즌 도중 KBS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동국은 “솔직히 예능이라고 생각이 안 든다. 쉬는 시간에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각본과 연출이 없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물론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예능 출연이 경기력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동국은 오히려 스스로를 다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려했던 부분이 있다. 예능 때문에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훈련장과 경기장에서 더 성실히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얻은 것도 많다. 이동국은 “촬영하면서 K리그와 전북이 1위라는 걸 몰랐던 사람도 알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출연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또 “무엇보다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다. 방송전에는 아내가 있어서 보조역할만 했는데 촬영하면서 혼자 기저귀도 갈고 분유도 타야 했다. 부엌일이라는 게 정말 해도 티가 안 나는 직업이란 걸 느꼈다. 아내한테 미안하고 고마웠다. 그리고 촬영하면서 아이들과 많이 친해졌다. 특히 설아, 수아, 대박이와 가까워져 기쁘다”고 말했다.
예능 출연 후 오둥이의 막내 아들 대박이의 인기가 높아졌다. 이동국은 “촬영 전에는 이 정도가 될지 몰랐다. 팬 사인회를 다니면 이동국보다 대박이 아빠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아빠는 25년 선수 생활하면서 얻은 걸 대박이는 1년 만에 얻었다. 샘이 나기도 한다”며 웃었다.
[사진 = 전북 현대 모터스 제공]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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