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심형탁은 현재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소문난 도라에몽 매니아로 '심탁쿠'라는 애칭을 얻으며 순수한 마음이 대중에게 전해졌고, 우연한 기회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숨겨진 예능감을 발휘하면서 그야말로 '대세'가 됐다.
본업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드라마에 꾸준히 출연하며 예능 출연을 병행했고, 이번에는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이하 '한밤개')을 차기작으로 선택해 바쁜 와중에도 연습에 열중했다.
연극 '한밤개'(연출 김태형)는 배우 김수로의 14번째 프로젝트 작품으로 자폐증을 앓고 있는 15세 소년 크리스토퍼가 이웃집 개가 살해당한 것을 발견하고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을 둘러싼 닫힌 세계를 벗어나 용감하게 세상 밖으로 발을 디디며 벌어지는 소년의 성장담을 다룬 작품.
극중 심형탁은 자폐를 앓고 있는 아들을 지극 정성으로 돌보지만 아내와는 불화를 겪고 있는 크리스토퍼의 아버지 에드 역을 맡아 첫 연극에 도전한다.
심형탁은 최근 MBC '무한도전'에서 예능감이 빵 터졌다. '바보 전쟁-순수의 시대' 특집에서 순수하면서도 독특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은 것. 빈틈 없이 완벽할 것만 같았던 심형탁의 반전 매력에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예능에서 빵 터진 이 때 심형탁은 쉬지 않고 '도전'을 계속해 나가는 중이다. 드라마 및 예능 뿐만 아니라 무대에도 시선을 돌린 것. 첫 연극이 두려울 법도 하지만 '도전'에 의의를 뒀다.
첫 연극을 앞두고 만난 심형탁은 들뜬 모습이었다. "내 인생의 첫 연극이다 보니까 정말 재미있게 연습하고 있고 동료들과 함께 꼭 성공적으로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애정을 보였다.
"최근에 예능을 많이 하면서 연기에 배고팠다기보단 '한밤개' 대본을 봤을 때 이 역할은 꼭 하고 싶었어요. 사실 다른 뮤지컬을 먼저 제의 받았는데 노래를 못하니까 보고 벙쪘죠. '못한다'고 하고 '한밤개' 대본을 우연히 보게 된건데 이건 먼저 전화해서 '하고싶다'고 했어요. 확 마음에 와닿더라고요. 나이가 있으니 열다섯살 크리스토퍼 연기를 할 수는 없었고 아버지 역할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했어요. 결혼을 조금 일찍 했다면 열다섯 아이가 있을 거 아니에요.(웃음) 그렇게 도전하게 됐고, 지금까지 달려왔죠."
예능 이미지가 강해지면서 연기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을까. 그는 절친한 개그맨 정찬우의 조언을 떠올렸다. '예능으로 너의 이름을 알렸다면 나중에는 너의 연기로만 알리는 시기가 올 것이다. 그 때 연기에 몰두해라'라고 말해준 정찬우 말이 그에게 도움이 됐다.
심형탁은 "연기로 심형탁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 될 것 같다"며 "예능이라는 게 사람 입에 많이 오르내리게 하더라. 그런걸 보고 예능이 '독이 든 사과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예능을 아예 안 한다는 것도 아니고 어떤 분야든 열심히 할 생각 뿐"이라고 밝혔다.
"사람이 그런거 아닐까요. 죽기 전까지 '살기 위해서' 일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 계속 열심히 일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최근에 라디오 임시 DJ도 그렇고 모든 분야에서 최선을 다 할 생각이에요. 열심히 하면 좋아해주시더라고요. 전 언제나 일에 집중하며 살아 왔어요. 사실 '무한도전'에서 '미니언즈' 노래 했던 것도 전 진심이었어요. 정말 그 장면이 진심으로 좋았고, 진심으로 다가갔어요. 그래서 불렀는데 좋아해주시더라고요. '저 사람 진심이야. 재밌다' 하신 거죠. 노래방에도 올라왔어요. 오늘 아침에도 완창했습니다. 몰리카노~ 마체라로젠보~ 뚜찌 빠찌 뽀찌!"(웃음)
무엇이든 도전하고, 그 안에서 열심히 할 생각인 그에게 연극 연습 또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렇게나 연습을 많이 했던 적이 있나 싶다"고 운을 뗀 그는 "초연이다 보니 우리가 만드는 게 정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초연이라는 책임감이 있다보니 모두 어마어마한 연습 시간을 투자하게 되더라고요. 많은 사람들이 고충을 겪으며 하고 있어요. 초연이라 더 어려워요. 그래도 첫 연극인데도 불구하고 스타트가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워낙 좋은 작품이잖아요. 브로드웨이에서도 작품성을 인정 받은 작품이니까 그런 작품으로 처음 연극을 한다는 게 영광이죠."
물론 부담감도 있다. 그러나 심형탁은 "지금은 내 마음을 많이 내려놓은 상태"라고 고백했다. 모든 사람들에게 칭찬 받을 수는 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저를 어떻게 다 좋아하시겠어요. 분명 싫어하는 분들도 계실 거고 좋아하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그냥 저는 저를 내려놨어요. 사실 라디오 진행할 때 이렇게 얘기하는 분들도 있어요. '심형탁 다른데서는 바보같이 4차원인 것처럼 얘기하는데 라디오는 수월하게 하시네요'라고요. 때와 장소라는 게 있잖아요. 연극도 마찬가지에요. 이 연극을 보고 감동 받아서 저를 다시 봐주시는 분들도 있을 거고, '심형탁 별로야' 하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지금은 오로지 공연이 잘 되길 바랄 뿐이에요. 개인적으로는 저에 대한 평가가 잘 됐으면 좋겠지만 안 좋은 평가가 들려도 그걸 받아들이고 다음에 또 고쳐 나가서 나중에 더 잘 하려고 노력하는 방법밖엔 없죠"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오는 27일부터 2016년 1월 31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
[MD인터뷰②]에 계속
[배우 심형탁. 사진 = 지앤지프로덕션, 아시아브릿지컨텐츠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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