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연극 및 뮤지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공연계는 더이상 비주류가 아니다. 점점 수요층이 늘어나면서 공연은 대중적인 문화로 자리잡는 중이다. 물론 타 매체가 겪었던 것처럼 과도기를 보내며 완벽하게 중심을 잡고 있지는 않지만 2015년은 그 중심이 잡혀가는데 있어 중요한 해였다.
수요가 늘어나고, 공연 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자연스레 작품이 쏟아졌다. 다소 실망스러운 작품들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한국 공연계에 희망이 될만한 다수의 작품이 관객들을 만족시켰다. 신작부터 기념작, 컴백작까지 다양했다.
▲"반갑구만, 반가워요!" 새바람 일으킨 신작
한국 무대에 처음 올려진 작품들 중 대표작은 뮤지컬 '데스노트', '아리랑', '오케피'. 세 작품 모두 대극장 공연으로 이렇다할 대극장 신작이 존재하지 않았던 한국 공연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뮤지컬 '데스노트'는 씨제스컬쳐의 첫 작품으로 스케일이 남달랐다. 홍광호, 김준수, 정선아, 박혜나, 강홍석이 원캐스트로 무대에 올라 예매 전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쿠리야마 타미야 연출의 '데스노트'는 탄탄한 원작과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팀이 실력파 배우들을 만나 관객들을 만족시키며 호평 받았다.
뮤지컬 '아리랑'은 신시컴퍼니가 지난 2007년 '댄싱 섀도우' 이후 8년의 공백을 깨고 야심 차게 준비한 대형 창작뮤지컬. 광복 70주년을 맞는 2015년 공연돼 더 의미있는 작품으로 남았다. 조정래작가의 대하소설 '아리랑'을 뮤지컬화해 많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안재욱, 서범석, 김우형, 카이, 윤공주, 임혜영, 김성녀 등 배우들 역시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관객들과 뜨겁게 소통했다.
뮤지컬 '오케피'는 2015년 연말 유일한 초연작. 무대 아래 오케스트라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중심으로 13명 단원들의 고충과 애환을 유쾌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한국에서는 '웃음의 대학', '너와 함께라면'으로 유명한 일본 극작가 미타니 코키의 원작이며 황정민 연출이 한국 초연을 위해 5년간 준비한 야심작이다.
▲ 이래서 최고, 관객들 사랑 한몸에 받은 기념작
기념작도 많았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한국 초연 10주년을 맞았다. 오디컴퍼니는 "2015년은 뮤지컬 '맨오브라만차'에게 있어 기념비적인 의미를 가지는 해"라며 "브로드웨이 50주년이자 한국 초연 10주년이며 원작소설 '돈키호테'가 완간 된지 400년을 기록하는 등 그 어느 때 보다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뮤지컬 '베르테르'는 지난 2000년 첫 무대를 가진 후 올해 15주년이 됐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고전 원작을 무대로 옮긴 '베르테르'는 국내 최초의 작품 팬클럽 '베사모'(베르테르를 사랑하는 모임)가 결성될 만큼 관객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극단 차이무는 올해로 창단 20주년을 맞았다. 1995년부터 시작해 탄탄한 배우들을 배출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이야기로 관객들을 만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아온 차이무는 20주년을 맞아 기념작을 마련했다. 이상우 연출의 신작 '꼬리솜 이야기'를 시작으로 민복기 연출의 신작 '원파인데이' 공연중이다. 2016년에는 '양덕원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 다시 돌아왔다, 수작의 품격
2015년에는 관객들 사랑을 한몸에 받은 수작들이 다시 돌아왔다. 2003년, 2005년 공연됐던 뮤지컬 '유린타운'은 10년이 지나 다시 관객을 만났다. 부족에 시달리는 가상의 마을에서 '유료 화장실 사용권'을 둘러싸고 이익을 취하려는 독점적 기업과 가난한 군중들이 대립하고 급기야 군중들로부터 민중봉기가 일어나 대 혼란에 빠지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리며 10년이 지나도 여전한 공감과 울림을 전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한국어 초연 후 3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기구한 운명의 청년 장발장의 숭고한 인간애와 박애정신, 인간의 원초적이고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를 그리는 이 작품은 초연의 감동을 그대로 전하되 더 업그레이드된 무대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명작의 품격을 입증하고 있다.
공연계에서 이토록 그리워하는 뮤지컬이 있었을까.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내면에는 마음 속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굿맨 패밀리' 가족 구성원들의 아픔과 화해, 사랑을 이야기하는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은 초, 재연에 이어 약 2년 반만에 돌아왔다. 기존 배우들과 함게 새로운 캐스트가 합류하며 기존의 감동과 새로움을 동시에 전하고 있다.
1971년 뉴욕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2013년에 이어 약 2년만에 돌아왔다. 완성도 높은 록 음악이 작품을 기다렸던 관객들 귀를 만족시켰고, 배우들의 열연이 시선을 모았다.
음악극 '밀당의 탄생'(부제: 선화공주 연애비사)은 김수로 프로젝트와 손잡고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캐스팅과 스토리로 4년만에 돌아왔다. 신라의 선화공주와 백제의 서동 도령이 여성들과 남성들의 마음을 울리는 최고의 선수였다는 기발한 설정 아래 삼국유사 속 '선화공주와 서동왕자' 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코믹 연애사극인 '밀당의 탄생'은 2011년 초연과 마찬가지로 짜임새 있는 구성과 공감 가는 웃음 코드로 호평을 얻고 있다.
연극 '뷰티풀 선데이'는 5년만에 돌아왔다. 2006년 봄 초연돼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뷰티풀 선데이'는 2010년 재공연 됐고, 5년 만인 2015년 앙코르 공연을 시작했다. 일본의 극작가 나카타니 마유미가 2000년에 쓴 연극 '뷰티풀 선데이'는 한 여자가 게이 커플과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가운데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들 속에서 사랑과 이별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따뜻한 공감을 전했다.
['데스노트', '아리랑', '오케피', '맨 오브 라만차', '꼬리솜이야기', '유린타운', '레미제라블', '넥스트 투 노멀',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밀당의 탄생', 공연 이미지 및 포스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오디뮤지컬컴퍼니, 레미제라블코리아, 프레인, 차이무, 아시아브릿지컨텐츠, 싸이더스HQ, 굿맨스토리, SM]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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