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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과학 사극을 표방하는 '장영실'이 반전을 거듭하는 스릴러로 의외의 쫄깃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지난 2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 1TV 대하드라마 '장영실'(극본 이명희, 마창준 연출 김영조)은 15세기 조선에서 과학의 발전을 견인한 인물 장영실의 일대기를 그릴 정통 사극으로 주목받았다. 장영실이라는 역사적 인물을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는 사실상 최초라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극 초반에는 노비 시절 장영실(송일국)이 겪었던 다양한 설움들이 곳곳에 묻어났다. 그러면서도 과학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이기 시작해 앞으로 그가 보여줄 각종 고난 극복 역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었다. 그가 신분상의 핍박에도 과학에 대한 집착을 보이며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모습이 흥미를 자극했고, CG를 활용해 과학적 설명까지 곁들여 또 하나의 묘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장영실이라는 인물에 초점이 맞춰져 자칫 꽤 익숙한 구조의 정통 사극이 되는가 했지만, '장영실'은 여기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릴러의 옷을 입혔다. 특히 지난 17일 방송된 6회에서는 각종 음모와 암투가 즐비한 한 편의 사극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유택상(임혁)을 필두로 한 고려 잔당 세력이 조선을 뒤엎고 고려 왕조를 이어가려는 계략에 장희제(이지훈)가 함께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장희제는 세자(김상경)까지 죽이려 한 사실로 유택상으로부터 두터운 신뢰까지 얻었다. 하지만 장희제의 또 다른 얼굴은 태종(김영철)을 만나면서 드러났다. 장희제는 역모 세력을 궤멸시키기 위해 태종이 심어 놓은 첩자였다.
경복궁 천문 석각의 비밀을 파헤치던 장영실의 추리도 극적 긴장감을 높였다. 이미 석각이 피휘된 사실을 알고 있던 장영실은 과거 아버지가 남겨준 우보의 시집을 통해 그 시인이 석각의 비밀을 알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러다 우연히 소현옹주(박선영)로부터 우보가 태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장영실은 결국 태종이 진작에 석각의 비밀을 알고 있음에도 함구하고 있던 사연을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장영실'은 단순히 장영실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고난을 이겨내고 당대 최고의 과학자로 성장하는지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일부 가상의 인물들을 투입시켜 극적 긴장감을 높이는 스릴러적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그러나 자칫 이러한 재미만 추구한다면 정통사극이라는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 역시 간과해서는 안된다.
['장영실' 포스터. 사진 = KBS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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