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들은 잔여시즌을 어떻게 보낼까.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윤곽이 일찌감치 드러났다. 7~10위 KT, SK, LG, 전자랜드는 봄 농구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네 팀은 각자의 악재와 불운, 부족한 위기관리능력 등이 섞여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그래도 KT, SK, LG의 경우 4라운드 이후 상위권 팀들을 심심찮게 잡아낼 정도로 경기력을 많이 끌어올렸다. 세 팀은 20일과 21일 나란히 상위권 팀들을 잡았다.
최근 6위 동부가 김주성과 윤호영의 동시 결장 속 4연패로 주춤하다. 하지만, 7위 KT에 여전히 5경기 앞섰다. 5라운드 중반이다. 5경기가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 KT, SK, LG, 전자랜드는 사실상 6강 탈락 트래직넘버 계산을 해야 할 시점이다.
현실적으로 의욕이 꺾이는 시점을 맞이했다. 모든 팀이 기본적으로 6강 플레이오프를 목표로 잡고 시즌을 준비하고, 치르기 때문. 그래도 프로이니 시즌을 포기할 수는 없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도 6강 탈락이란 말을 쉽게 꺼내지 않는다. 이 팀들도 잔여시즌에 대한 의미는 있다.
▲KT
KT는 시즌 중반까지 중위권에서 순위다툼을 펼쳤다. 그러나 3라운드 막판부터 4라운드 중반까지 당한 7연패가 치명타였다. 코트니 심스와 마커스 브레이클리의 2대2 공격에 대한 봉쇄법(예를 들어 슈팅이 부정확한 브레이클리에게 골밑으로 처져 돌파를 봉쇄하는 아이스 디펜스로 대응)이 나오면서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조성민이 부상에 시달려 결장하거나 정상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했고, 이재도와 베테랑 박상오도 중심을 잡아주지 못했다. 국내선수 구성의 한계라는 평가도 있었다.
KT는 최근 나쁘지 않다. 7연패 후 5승5패 보합세다. 이 기간 선두 모비스를 두 차례 제압했고, 삼성에 이어 21일에는 KGC마저 잡아냈다. 조성민이 중심을 잡기 시작했고, 코트니 심스도 높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물론 근본적으로 KT는 이재도 김현민 최창진 박철호 김현수 최지훈 강호연 등 젊은 선수들의 기량 향상이 절실하다. 그리고 다음시즌 신인 빅3(이종현 최준용 강상재) 중 한 명 영입이 꼭 필요하다. 물론 KT는 6위 동부를 최대한 추격하겠다는 입장. 최근 동부가 급격히 흔들리면서 KT 내부적으로 약간의 동기부여가 생긴 것도 사실이다.
▲SK
SK는 올 시즌 선수구성을 가장 많이 바꾼 팀이다. 시즌 전 전망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팀 공헌도가 높지 않은 스타일의 선수를 대거 영입했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문경은 감독은 높이를 살리면서 개개인의 강점을 극대화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건실한 데이비드 사이먼과 득점력이 있는 드워릭 스펜서가 팀 중심을 잡아줄 것이라고 봤다. 결과적으로 시즌 초반 김선형 공백에 스펜서의 느린 KBL 적응, 새로 입단한 선수들의 부적응으로 저조한 페이스를 보였던 게 하위권 추락의 원인이었다.
그러나 김선형이 3점슛 정확도를 높이면서 복귀했다. 스펜서가 출전시간을 늘리면서 KBL에 완벽히 적응했다. 사이먼은 체력문제 속에서도 강점을 발휘했다. 자세히 보면 SK의 페이스는 최근에도 불안정하다. 여전히 공수밸런스가 불안정하다. 그래도 제공권에서 대등한 승부를 펼치고 김선형이 분전하는 날에는 어느 팀에도 쉽게 지지는 않다. 최근 스펜서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새 외국선수 드웨인 미첼을 영입했다. 마지막까지 6강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구단의 메시지. 현실적으로 6강은 쉽지 않다. 하지만, 다음시즌을 위해서라도 기존 선수들과 새 멤버들의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작업은 필요하다. 때문에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
▲LG
LG는 김시래와 문태종이 빠져나가면서 일찌감치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김종규가 건재하고 트로이 길렌워터가 영입되면서 멤버구성만 보면 그렇게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도 많았다. 어쨌든 시즌 초반에는 끝없이 추락했다. 길렌워터를 뒷받침해야 할 보조 외국선수가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면서 계속 교체됐다. 집중견제를 받은 김종규의 페이스도 좋지 않았다. 길렌워터는 좋은 경기를 하고도 심판들과 지속적으로 판정 콜로 신경전을 벌여왔다. 중심축들이 흔들리면서 젊은 선수들도 덩달아 흔들렸다. 다 잡은 경기를 턴오버 등 막판 자멸로 뒤집힌 게 수 차례였다. 결국 팀 분위기는 극도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최근 LG의 페이스는 리그에서 가장 좋다. 최근 7경기 5승2패다. 한상혁 정성우 등 젊은 가드들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길렌워터는 꾸준히 제 몫을 해내고 있다. 김종규는 집중견제를 어시스트로 해결하고 있다. 그 결과 공격 흐름이 상당히 좋아졌다. 결정적으로 보조 외국선수 샤크 맥키식이 맹활약하면서 팀 전체적으로 힘이 붙었다. LG는 6강이 멀어졌지만, 젊은 선수들의 기량 상승을 위해서라도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 농구관계자들은 다음시즌 막판 김시래가 복귀하고 신인 빅3 중 1명을 영입할 경우 다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전자랜드
몇몇 농구관계자는 "안드레 스미스는 위험부담이 따른다. 구단들이 (탁월한 기량을 알고도) 뽑지 않은 건 이유가 있다(무릎 상태)"라고 했다. 유도훈 감독은 스미스가 더 이상 무릎 부상에 시달리지 않을 것으로 믿고 모험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계산은 어긋났다. 스미스는 수술을 받지 않은 반대쪽 무릎에 부하가 걸려 퇴단했다. 스미스 중심으로 시즌 운영 플랜을 짰던 전자랜드는 급격히 흔들렸다. 골밑 수비력이 좋은 이현호 주태수의 부상과 저조한 페이스도 악재였다. 골밑 약점이 극대화됐다. 리카르도 포웰을 복귀시켰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다.
6강 레이스에서 일찌감치 밀려난 KT SK LG는 최근 경기력을 많이 끌어올렸다. 상위권 팀들도 부담스러워한다. 그러나 전자랜드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2~4라운드 연속 2승7패에 그쳤다. 5라운드 역시 2승3패로 저조하다. 유도훈 감독은 실전을 통해 수비조직력을 재구축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이제는 외곽 위주의 농구가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골밑을 강화하고 신인 빅3 중 한 명을 뽑아서 새 판짜기에 들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에서부터 KT, SK, LG, 전자랜드 선수들 모습.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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