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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에밋이 웃었다.
22일 창원체육관. 현재 KBL 최고의 득점기계들이 맞붙었다. 경기당 평균 26.3점을 올리는 트로이 길렌워터(LG)와 평균 23.8점을 올리는 안드레 에밋(KCC)이 정면충돌했다. 두 사람은 KBL 득점랭킹 1위와 3위를 달린다. 2위 애런 헤인즈(24.9점)가 개점 휴업한 상황. 사실상 길렌워터와 에밋이 리그 최고의 득점기계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였다.
경기 전 LG 김진 감독은 "길렌워터나 에밋이 혼자 많이 넣는 것과 국내선수들과 적절히 분담하는 것 중에 뭐가 더 부담스럽겠나?"라고 물었다. 답은 뻔했다. 수비를 하는 입장에선 에이스 1명에게 더 많은 점수를 주는 것보다 에이스와 외국선수에게 고루 많은 점수를 주는 게 치명적이다. 수비가 매치업 별로 고루 뚫렸다는 의미이기 때문.
경기 초반 두 팀은 역시 두 에이스 봉쇄에 초점을 맞췄다. KCC는 길렌워터를 하승진이 막았고, 에밋이 도움 수비를 들어갔다. LG는 김종규 등 국내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에밋을 막고, 슛이 좋지 않은 신명호를 버리고 도움 수비를 들어갔다.
물론, 두 득점기계는 도움수비를 아랑곳하지 않고 점수를 계속 만들어냈다. 절묘한 속임 동작으로 파울을 유도, 자유투로 점수를 쌓았다. 부드러운 스텝과 스핀무브, 페이크가 워낙 좋아 2명이 달라붙어도 제대로 막을 수 없었다.
여기에 변수가 발생했다. 하승진이 1쿼터 막판 부상으로 물러난 뒤 더 이상 투입되지 않은 것. 매치업상 LG의 절대적 우세였다. 그러나 KCC는 준비된 수비로 LG를 최대한 봉쇄했다. 간헐적으로 지역방어를 사용했다. 그리고 더블 팀과 로테이션으로 내, 외곽을 최대한 공시에 막아냈다. 마침 LG 3점포가 부진하며 KCC가 계속 리드를 이어갔다. 두 득점기계는 전반전에만 나란히 19점을 올렸다.
3쿼터에 길렌워터가 7점, 에밋이 5점을 올렸다. KCC가 리드했지만, LG가 서서히 추격하는 흐름. LG는 3쿼터 막판 길렌워터 없이 맥키식이 에밋을 잘 막은 뒤 득점까지 올려 흐름을 장악했다. 외국선수가 1명씩 기용되는 4쿼터. KCC는 하승진을 쓸 수 없는 상황서 에밋 대신 힐을 넣을 수밖에 없었다. 김종규와 길렌워터를 막을 방법이 없었기 때문. 결국 4쿼터 초반 LG 김종규와 길렌워터는 연이어 골밑을 공략, 동점을 만들었다.
KCC 추승균 감독은 4쿼터 7분56초를 남기고 에밋을 넣었다. 수비 매치업의 불리함을 팀 디펜스로 만회하면서 공격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심산. 통했다. KCC는 더블팀과 로테이션으로 LG 골밑을 최대한 봉쇄했다. 그리고 에밋이 골밑까지 가지 않고 하이포스트 부근에서 연이어 화려한 테크닉을 바탕으로 연속 득점을 만들었다.
경기종료 1분16초전. 1점 앞선 KCC는 에밋이 오른쪽 코너에서 길렌워터를 상대로 페이크를 시도하다 파울을 얻어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었다. 이때 3점차로 달아나면서 승부를 갈랐다. LG는 이어진 공격서 김종규가 미스매치 상황서 골밑 슛에 실패했고, 길렌워터의 외곽포도 림을 벗어나면서 고개를 떨궜다. 결국 에밋의 판정승이었다. 35점 11리바운드. 길렌워터는 30점 11리바운드였다.
[에밋.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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