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제스퍼 존슨은 KT에 갈 가능성이 커졌다.
KT는 30일 낮 12시 KBL에 존슨을 가승인 신청하고, 곧바로 정식 선수등록 절차를 밟을 게 유력하다. KT는 이날 6시에 동부와 홈 게임을 치른다. 경기시작 2시간 전인 4시까지 존슨을 선수단에 등록할 수 있다. KT 최원준 사무국장은 29일 밤 "존슨을 30일 경기에 뛰게 하려고 준비 중이다"라고 했다.
오리온은 체념했다. 이형진 부단장은 29일 밤 "존슨이 KT로 간다. 오늘까지 우리 숙소에서 재우고 내일 KT가 KBL에 가승인 신청을 하면 보낼 것"이라고 했다. 오리온과 KT는 1월 29일을 긴박하게 보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긴박했던 29일
오리온은 29일 오전 일시대체 계약이 마감되는 제스퍼 존슨을 30일 모비스전부터 시즌 대체 외국선수로 쓸 의사를 밝혔다. 대신 몸 상태가 여전히 좋지 않은 애런 헤인즈를 내보내려고 했다. 그리고 오리온은 내부적으로 기타사유 교체 1회를 소진하는 동시에 헤인즈의 몸 상태를 계속 체크, 추후 기타사유 재교체를 통해 헤인즈 재영입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몸 상태가 최상인데다 오리온 농구에 완벽히 적응한 존슨, 2개월 실전공백이 있었고 러닝조차 되지 않는 헤인즈. 오리온은 장고 끝에 존슨의 일시대체 계약연장(그럴 경우 모비스전 출전 불가능) 대신 시즌대체 카드를 택했다. KBL의 매끄럽지 않은 외국선수 규정을 감안하면 취할 수 있는 선택. 또한, 30일 공동선두 모비스전서 외국선수 공백을 피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그런데 KT가 비슷한 시점에 존슨 영입을 희망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마침 코트니 심스가 28일 삼성전 도중 다쳤다. 애당초 KT는 심스에게 주사를 맞힌 뒤 잔여경기를 뛰게 할 생각도 했다. 하지만, 무리라는 판단을 내렸다. 결국 존슨에게 눈을 돌렸다. 본래 시즌 막판에는 마땅한 대체 외국선수가 없다. 이미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든 존슨은 KT에도 최적의 카드. KT는 6강 플레이오프가 멀어졌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순위싸움에 임하겠다는 입장. 30일자로 무적이 되는 존슨을 영입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규정상 문제가 없다.
더구나 KBL 규정상 KT와 오리온이 30일 동시에 존슨을 가승인 신청할 경우 KT가 우선권을 갖는다. (직전시즌 하위권 팀 우선권, KT-7위, 오리온-5위) KT가 결단을 내리면서, 오리온은 선택의 여지가 없어졌다. KT가 이날 정상적으로 존슨 가승인을 신청할 경우 오리온은 굳이 존슨 가승인을 신청할 필요도 없다. (이 과정에서 낮 12시 이후~팁오프 시각 2시간전에 가능한 가승인, 선수등록 시점을 놓고 논란이 일어날 뻔했으나, KBL은 오리온이 30일 낮 12시에 존슨 가승인, 선수등록을 할 경우 정상적으로 2시 모비스전에 뛸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이후 KT의 존슨 영입 추진으로 사실상 의미 없는 일이 됐다)
▲그들의 대처
오리온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추일승 감독은 "헤인즈가 러닝도 되지 않는 상태다. 트레이너에 따르면 완벽한 몸을 만들려면 약 2주 정도를 더 기다려야 한다"라고 했다. 결국 오리온은 헤인즈가 돌아올 때까지 조 잭슨 홀로 버텨내야 한다. 다른 일시대체선수 영입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가뜩이나 정통빅맨이 없는 오리온으로선 존슨 공백이 치명적이다.
당장 이날 모비스전서 크게 불리할 듯하다. 2~3쿼터에 함지훈, 아이라 클라크, 커스버트 빅터를 효율적으로 봉쇄할 방법이 마땅하지 않다. 그러나 오리온이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 30일 경기가 아니다. 헤인즈가 정상적으로 돌아올 때까지 최대 2주간 계속 잭슨만으로 상대 외국선수 2명을 감당해야 한다는 현실이다. 헤인즈가 극적으로 몸 상태를 빠르게 회복, 컴백한다고 해도 2개월 실전공백을 메우는 건 또 다른 문제다.
결국 오리온이 실제로 존슨을 내보낼 경우 심각한 전력 공백이 예상된다. 그럴 경우 정규시즌 우승은 물론, 4강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걸린 2위도 장담할 수 없다. 현 시점에서 오리온은 헤인즈의 몸 상태, 실전감각의 초인적인 회복만을 바랄 뿐이다. 반면 오리온과 선두다툼 중인 모비스, 중, 상위권의 KCC, KGC 등은 표정관리를 하면서 오리온 행보를 예의주시할 것이다.
KT는 존슨과 함께 마지막까지 대역전 6강행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존슨이 2009-2010시즌, 2010-2011시즌, 2012-2013시즌 KT에 몸을 담았지만, 그 당시 KT와 지금 KT는 조금 다르다. 수장이 바뀌면서 팀 컬러가 조금 바뀌었다. 예전에 존슨과 손발을 맞춰보지 못했던 국내 선수도 있다. 이런 변수들을 감안하면 KT가 당장 존슨을 영입한다고 해서 시너지효과를 본다는 보장은 없다. 다만, 존슨의 몸 상태가 좋다는 걸 감안하면 의외로 KT에 빠르게 적응할 가능성은 있다.
혹시 KT의 존슨 가승인 신청 계획이 30일 오전 갑작스럽게 철회될 가능성은 있을까. 한 관계자는 "그럴 경우 오리온과 KT가 신인지명권 등으로 물밑거래를 했을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한다"라고 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 KT가 갑자기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은 듯하다. 현 시점에선 존슨의 KT행이 유력하다.
[존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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