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U-17월드컵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아쉬움을 달랠 수가 없었다.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4∼5년 더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 큰 무대로 가고 싶다는 야망도 품었다. 그러나 현재 연령대 대표팀에는 자리가 모두 결정난 상황이었다. 그 과정에서 포항에서 감독직 제의가 왔다. 평소 K리그 팀 중에서 포항의 축구가 나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느낌을 받았었다. ‘이런 명문 구단이 언제 또 나에게 감독직을 제의할까’ 생각했다. 고민을 많이 했다. 고심 끝에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포항이 아닌 다른 구단이었다면 같은 결정을 내렸을지는 나도 모르겠다.
▲선수 파악은 끝났나
“솔직히 나간 선수도 많고, 양동현 조수철 그리고 신인 선수들이 새로 가세했다. 선수 개개인을 내외부적으로 알아가는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훈련을 하면서 엇박자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선수 개개인의 큰 장점만 보고 달려가고 있다. 선수도 나도 혼란을 겪고 있지만, 서로 받아들이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제로톱에 대한 생각은
“제로톱은 배제하고 있다. 나도 수비수 출신이다. 뒷공간을 파고드는 공격수를 막는 것이 가장 힘들다. 최전방 공격수가 10m를 뛰어 들어가면, 포백라인 수비수 4명이 모두 뛰어가야 한다. 뭐가 더 효율적인가. 최전방 공격수는 최대한 깊숙이 침투하면서 수비진을 흔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공간을 만들고,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공간으로 침투하는 축구가 내 축구의 기본 바탕이다. 지금은 만들어가는 시기다. 100%까지 만드는 시간은 3월로 보고 있다. 선수 개개인 능력은 충분히 있다”
▲U-17 월드컵에서 보여준 축구가 ‘최진철 축구’로 봐도 무방한가
“(웃음) 당연히 아니다. U-17 대표팀은 지난 2개 대회에서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세계 각국의 최고의 유망주들이 모이는 자리다. 포지셔닝을 따져 볼 때 어느 한 팀도 만만한 팀이 없다. 수비에 중점을 두지 않으면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나는 공격 축구를 지향한다. 포항은 절대 약한 팀이 아니다. 선수가 많이 빠져나갔지만, 전통이 있고 저력이 있는 팀이다. 현재 팀에도 그동안 기회를 받지 못했지만, 좋은 선수가 많다. 더 공격적인 축구를 할 수 있다”
▲취임 이후 한 달이 지났다
“차근차근 만들어야 하는데 조바심이 생기기도 하고,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초조함도 있다. 그러나 선수들과 함께 땀 흘리고,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 즐겁고 재미있다. 시즌 시작하면 스트레스가 더 커질 것 같다.(웃음) 그래도 조금은 더디지만 계속 앞을 향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K리그 클래식에 동기 감독, 선후배 감독 등 얽히고 설킨 지도자 라이벌전이 벌써 관심이다
“내가 그 분들과 견줄 수 있는 감독인가. 나는 이제 처음 시작하는 지도자다. 경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아직은 무리수다. 다만 선수로 함께 생활했던 분들과 감독으로 만난다는 것 자체가 흥미있고 기대된다. 지켜보고 계시면, 언젠가는 조용히 다 밟아드리겠다”
[사진 = 포항 스틸러스 제공]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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