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역대 최고급 가드전쟁이었다.
30일 고양체육관. 공동선두 오리온과 모비스의 5라운드 맞대결. 결정적 변수는 제스퍼 존슨의 KT 이적이었다. 존슨의 이적으로 가뜩이나 정통센터가 부족한 오리온의 약점이 극대화됐고, 빅맨 3인방을 동시에 기용 가능한 모비스의 강점은 극대화됐다.
그런데 정작 승패는 리그 최고의 두 포인트가드, 조 잭슨과 양동근에게서 갈렸다. 기본적으로 두 팀은 두 가드를 막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물 오른 공격을 누구도 막지 못했다. 승패를 떠나서, 두 최고 포인트가드의 전쟁은 흥미로웠다.
전반전에는 잭슨이 돋보였다. 매치업에서 우세한 모비스는 잭슨을 상대로 전투적인 스위치 디펜스를 시도했다. 그리고 돌파를 막고 슈팅을 내주는 수비를 실시했다. 그러나 잭슨은 특유의 화려한 페이크와 스텝을 앞세워 모비스 장신숲을 뚫었다. 운동능력이 워낙 좋아 모비스는 잭슨을 알고도 제대로 막지 못했다. 오리온은 2쿼터를 동점으로 마쳤는데, 제공권 열세에도 잭슨의 분전이 큰 영향을 미쳤다.
3쿼터에는 양동근이 반격했다. 오리온은 2쿼터부터 골밑에 극단적 도움수비를 들어간 뒤 외곽 로테이션이 제대로 되지 않는 약점을 노출했다. 양동근은 그 약점을 놓치지 않고 외곽포로 연결했다. 특유의 날카로운 돌파력을 앞세워 연속 득점했다. 양동근의 맹활약으로 스코어가 다시 10점 내외로 벌어졌다.
양동근이 4쿼터에 잠잠했다. 체력 부담이 있었다. 오리온은 스위치 디펜스를 통해 장신자들이 지속적으로 양동근을 괴롭혔다. 그 사이 다시 잭슨이 힘을 냈다. 4쿼터 초반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연속 속공 득점을 올려놨다. 외국선수 1명만 기용하는 4쿼터는 오리온으로선 그나마 매치업 열세를 줄일 수 있다. 제공권 열세를 만회하면서, 공격 횟수를 늘렸고, 오리온은 잭슨 위주의 팀 오펜스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 과정에서 모비스 골밑을 더블 팀과 로테이션으로 막아내며 최소화한 수비 위력이 컸다. 그래도 잭슨의 마무리는 강렬했다. 3점 뒤진 36초전 절묘한 돌파로 추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종승자는 양동근이었다. 경기 막판 냉정한 조율을 했고, 잭슨을 봉쇄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양동근은 26점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잭슨은 30점 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개인기록만 보면 잭슨이 이겼다. 그러나 모비스가 웃으면서 양동근이 실리를 챙겼다. 물론, 두 포인트가드 모두 훌륭한 경기력으로 선두다툼의 흥미를 돋웠다.
[조 잭슨과 양동근.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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