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고동현 기자] 이택근의 우익수 변신에는 넥센의 달라진 현실도 반영돼 있다.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20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택근의 수비 포지션에 대해 언급했다.
넥센은 지난해 주로 브래드 스나이더-이택근-유한준으로 외야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지난해와 180도 달라졌다. 스나이더는 팀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해 이별했으며 유한준은 FA 계약을 통해 kt 위즈로 이적했다.
유일하게 남은 선수는 이택근. 그러나 그 역시도 '환경의 변화'로 인해 포지션을 바꾸게 됐다.
당초 염경엽 감독은 이택근을 올시즌 좌익수로 활용하려고 했다. 지난 1월 염 감독은 "고척돔 펜스가 높다. 펜스 맞고 나오는 공들이 많기 때문에 중견수가 부지런히 움직여야 3루타도 줄일 수 있다"며 젊고 발이 더 빠른 임병욱을 중용할 뜻을 밝혔다.
새 외국인 선수인 대니 돈은 우익수 경험이 적지 않기에 '이택근-임병욱-돈'으로 구성되는 듯 했다.
변수가 생겼다. 우익수를 맡아줄 것으로 봤던 돈의 어깨가 생각보다 약했기 때문. 염 감독은 "스카우팅 리포트상에는 우익수를 충분히 맡을 수 있는 어깨라고 했는데 기다렸지만 (상태가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더라"고 말한 뒤 "(이)택근이에게 양해를 구하고 좌익수와 우익수를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선발로 나선 3경기에서는 우익수 2경기, 1루수 1경기에 나섰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우익수(172경기 선발)보다 좌익수(324경기 선발) 선발 출장 비율이 높았다.
우익수 경험이 없는 이택근을 이 자리에 놓을 수 밖에 이유는 우익수 자리는 어깨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선수가 우익수를 맡은 초반에) 2루에서 3루 가는 것을 쉽게 허용할 경우 시즌 내내 호구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달라진 팀 상황을 설명했다. 염 감독은 "우리가 예전처럼 3점을 내주고 5점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1점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야구를 해야한다"고 전했다. 한 베이스를 더 보내고 덜 보내느냐의 차이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지난해까지는 공격에서의 '파워'를 통해 이를 상쇄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동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물이 이택근과 돈의 포지션 변화다.
한 점, 한 점이 더 소중해진 넥센이 이 변화를 통해 성공적인 결과물을 낼 수 있을까.
[넥센 이택근.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