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변연하가 자신의 역할을 되찾았다.
KB 서동철 감독은 2014-2015시즌 변연하의 포지션을 포인트가드로 돌렸다. 변연하는 올 시즌 중반까지 1~4번 역할을 모두 소화했다. 공격에선 1~3번을 맡았다. 심지어 높이가 약한 팀 사정상 상대 4번 파워포워드를 수비하기도 했다.
변연하는 14일 삼성생명전서 개인통산 3점슛 1000개를 돌파했다. 17일 신한은행전서 이 부문 통산 1위(1005개)로 뛰어올랐다. KB 역시 변연하의 상승세와 궤를 함께 한다. 4연승을 달리며 공동 3위에 올랐다. 삼성생명과 시즌 막판 플레이오프 막차 싸움을 벌인다.
최근 KB의 상승세 속에는 결정적인 변화 한 가지가 있다. 서동철 감독이 변연하의 포지션을 스몰포워드(혹은 슈팅가드)로 돌린 것이다. 공교롭게도 변연하가 익숙한 포지션으로 돌아오자 주특기 3점슛도 폭발하고 있다. 본인도 "아무래도 익숙한 포지션으로 돌아오면서 (슈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편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1~2번은 심성영-홍아란
서 감독이 변연하에게 1번 역할을 맡겼던 건 기존 1~2번 심성영과 홍아란이 경기운영에 큰 부담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심성영과 홍아란은 여전히 변연하보다 승부처서 팀을 유연하게 이끄는 역량이 부족하다.
서 감독은 심성영과 홍아란의 부담감을 줄여주는 동시에 장점인 공격에 집중하게 했다. 대신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변연하의 노련미를 활용, 팀 전력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변연하는 전문적으로 포인트가드를 맡아본 적이 없다. 하지만, 숱한 국제무대, 플레이오프 경험을 바탕으로 승부처서 팀을 이끄는 방법을 알고 있다. 결국 KB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 시즌에도 포인트가드 변연하는 믿음직했다. 경기당 5.03개로 어시스트 1위를 달린다. 어시스트 왕 등극이 유력하다. 그러나 서 감독은 변연하의 포지션을 시즌 중 과감히 원래 위치로 돌렸다. 그는 "플레이오프에 간다면 상황에 따라서 다시 연하에게 1번을 맡길 수도 있다"라면서도 "어쨌든 1번은 심성영, 2번은 홍아란"이라고 못 박았다.
▲서동철 감독 의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심성영과 홍아란이 1~2번을 나눠 맡는 게 바람직하다. 많은 지도자가 "가드는 1번을 볼 줄 알아야 한다. 1번을 할 줄 알면 2번은 자동"이라고 말한다. 포인트가드는 슈팅가드 역할을 소화하면서도 경기를 운영하고, 동료의 찬스를 살려야 한다. 하지만, 슈팅가드는 상대적으로 전통적인 포인트가드 역할에선 약간 자유롭다. 그동안 눈 앞의 KB 전력 극대화를 위해 홍아란과 심성영은 2번을 맡아 상대적으로 편하게 농구했다.
서 감독은 KB의 미래를 위해 결단을 내렸다. 동시에 베테랑 변연하의 부담을 덜어줘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수비력이 다소 떨어지는 심성영이 포인트가드를 맡되, 심성영이 상대 가드에게 너무 많이 뚫리면 수비력이 좋은 홍아란에게 포인트가드를 맡기고 변연하에게 2번 역할을 부여하는 것으로 운영 방식을 바꿨다.
결국 변연하의 공격력은 극대화됐다. 심성영과 홍아란은 미래를 위해 혹독한 수업을 받고 있다. 서 감독은 "성영이와 아란이가 1번을 분담하고 있지만, 예전처럼 자신의 공격에도 집중하라고 한다. 너무 (경기운영을) 의식하면 잘 풀리지 않는다"라고 했다. 실제 변연하는 20일 KDB생명전서도 7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포인트가드를 맡는 시간은 줄었지만, 여전히 패스 감각은 한 수 위. 대신 최근 발목이 좋지 않았던 홍아란은 17일 신한은행전서 결장했다. 20일 KDB생명전서 복귀, 5어시스트로 좋은 패스 감각을 보여줬다.
서 감독은 현실과 미래 사이에서 최적의 모양새를 찾고 있다. KB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면 변연하가 다시 포인트가드를 맡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기본뼈대는 홍아란과 심성영이 1~2번을 나눠 맡는 것이다.
[변연하(위), 심성영(가운데), 홍아란과 변연하(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