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마이데일리 = 김지은 기자] 아직 봄도 시작되지 않았는데, 패션계는 다시 가을과 겨울을 준비하기에 바쁘다. 3월 끝자락 2016FW 헤라서울패션위크(HSFW)를 통해 올 겨울 유행할 패션을 공개했다. HSFW가 열린 둘째날인 지난 2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찾았다. 이날 컬렉션을 연 BNB12와 KYE, 문수권은 각각 스토리가 담긴 컬렉션을 내놨다.
▲ BNB12, 피노키오의 성장 과정 담아
BNB12의 FW2016컬렉션은 장난기와 경쾌함이 가득했다. 놀이동산에서 들어봤을 법한 음악과 함께 시작된 런웨이에는 갖가지 포즈를 취한 피노키오가 등장했다. 피노키오가 사람이 돼가면서 겪는 모습을 의상에 담았다고.
피노키오 프린트가 가득한 핑크 원피스를 시작으로 과감하게 퍼지는 플레어 스커트, 벨보텀 팬츠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과감한 시스루와 절개라인, 비비드한 컬러 또한 보는 재미를 선사했다.
피날레가 인상적이었다. 무대가 끝난 후 tvN ‘응답하라’ 시리즈의 메인음악이 런웨이를 가득채우더니 대학교 응원단복을 입은 비엔비트웰브 디자이너 박정상과 최정민이 등장했다. 이들은 응원군무를 추며 오는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릴 올림픽 응원을 외쳤고, 파도타기와 박수를 유도해 관람객을 박장대소하게 했다.
▲ KYE, 복고와 유니섹스 스트리트 룩 영향 받아
KYE FW2016컬렉션은 복고와 유니섹스 스트리트 룩에서 영향을 받았다. 자유로운 실루엣과 볼드하고 대조되는 컬러 배합이 초점을 맞췄고, 이질되는 소재를 믹스매치했다. 또한 손끝까지 가리는 커프스 소매와 길게 늘어진 스트랩 및 슬릿 디테일이 눈에 띄었다.
KYE는 하드 메탈 그룹 아이언 메이든의 에디를 오마주로 다양한 컬러와 텍스처, 직물과 함께 흥미로운 프린트 테크닉을 보여줬다. 로열 블루와 일렉트릭 라임, 타탄체크 등을 인조모피와 벨뱃, 코듀로이(흔히 ‘골덴’이라 불린다), 실크 사틴 등과 결합시켰다. 여기에 후로킹(접착제로 섬유나 무늬를 붙여서 만든 원단)과 자수 등의 테크닉을 사용했다.
디자이너 계한희는 “좀비는 인간의 본질을 결여하고, 욕망과 본능으로 가득찬 현대인의 메타포다. 최근 빡빡한 생활과 공허함에서 나 역시 좀비가 된 것 같아 걱정됐다”며 “컬렉션을 통해 기본으로 되돌아가 내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는 의미를 담고 싶다”고 전했다. 그의 이른 고민은 눈알과 손을 그려 넣은 좀비 패턴으로 탄생했따.
이날 컬렉션에서는 계한희가 몇 년전부터 가장 핫한 디자이너임이 여과없이 드러났다. 쇼 장은 연령과 성별을 불문한 패션피플로 가득찼고, 외국 바이어가 프론트 로를 가득 채웠다. 또한 런웨이가 진행되는 내내 카메라 플래시가 쉴새 없이 터졌고, 많은 셀럽이 그의 새로운 컬렉션을 보기 위해 참석했다.
▲ 문수권, K-POP의 시작인 90년대 아이돌 그려
문수권 FW2016컬렉션은 ‘리마인드 리와인드’를 타이틀로, 90년대 가요계로 돌아갔다. K-POP 열풍의 시작점이었던 90년대 가수 룰라 팬클럽으로 활동하며, 원조 K-POP 스타의 노래와 스타일에 심취했던 추억을 회상했다.
컬렉션은 90년대 패션이 포인트를 집약했다. 데님재킷과 부머재킷에 오버사이즈 실루엣을 접목시켰고, 핀스트라이프 슈트와 라이더 재킷에 각진 어깨 실루엣을 더해 90년대 감성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더플코트와 팬들의 ‘오빠’란 외침을 자카드로 표현한 슬로건 풀오버가 등장했다. 90년대 패션의 포인트를 살린 컬렉션은 룰라 리더의 시그니처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은 블랙 퍼 코트로 마무리 됐다.
아이돌 팬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무대 구성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모델은 팬덤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듯 형형색색의 풍선을 들었고, 런웨이 입구엔 아이돌 팬덤을 연상시키듯 풍선과 플랜카드를 들고 환호성을 지르는 무리가 있었다. 룰라의 노래가 흥겹게 흐르는 런웨이를 가로질러 등장한 그들은 모델이 퇴장할때마다 아이돌 팬처럼 환호성을 질렀고, 모델은 재기발랄한 제스처를 취해 호응을 했다.
런웨이에 선 모델들은 다 같이 무대로 나와 아이돌 같은 포즈를 취했고, 권문수 디자이너는 90년대 열풍이었던 룰라의 엉덩이 춤을 추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또한 그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룰라 멤버 이상민이 셀럽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 = 2016 FW 헤라서울패션위크 제공]
김지은 기자 kkell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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