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김성대의 음악노트]
컨트리라는 음악에 대한 한국인들의 반감 내지 오해는 꽤 뿌리 깊다. 그것은 적잖이 이율배반적 양상을 띠는데, 가령 헐리웃 블록버스터라는 영상 자극에는 환호하면서도 블루스와 블루그래스(bluegrass)에 적신 컨트리라는 소리 자극에는 무덤덤한 식이다. 이처럼 미국 문화의 반쪽만 좋아하는 한국인들이 이른바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에 반드시 이름을 올리는 이글스와 존 덴버 음악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에 조금만 관심을 가졌어도 ‘컨트리’를 ‘촌스러운 음악’으로 아는 촌극으로까진 이어지지 않았을 텐데, 아쉬운 일이다.
마고 프라이스는 2010년작 ‘Pick Your Prison’으로 공식 데뷔한 버팔로 클로버(Buffalo Clover)를 남편이자 기타리스트인 제레미 이베이(Jeremy Ivey)와 함께 이끈 인물로, 이 앨범 ‘Midwest Farmer's Daughter’는 그의 첫 번째 솔로 앨범이다. 지난 3월25일, 발표하자마자 올뮤직(allmusic.com)으로부터 만점에 별 반 개가 모자란 극찬을 받은 본작은 물론 로레타 린의 71년작 ‘Coal Miner's Daughter’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마고 본인 말대로 돌리 파튼과 에미 루 해리스(Emmy Lou Harris)의 흔적도 곳곳에 배어있으며, 그래서 뉴욕의 음악지 페이더(The Fader)는 마고 프라이스를 가리켜 “차세대 컨트리 스타”라고 망설임 없이 썼다.
컨트리의 성지라 일컫는 내슈빌을 가진 테네시주 멤피스. 엘비스 프레슬리가 숨을 거둔 그 곳에 있는 선 스튜디오(Sun Studio)에서 이 작품은 녹음되었다. 여기가 어디냐면 칼 퍼킨스 같은 로커빌리 스타를 비롯 제리 리 루이스와 로이 오비슨이라는 로큰롤의 전설들과 조니 캐쉬 같은 컨트리 거장들이 한 꺼번에 스쳐간 곳이다. 멤피스에서 생을 마감한 엘비스 프레슬리도 멤피스에 있는 이 곳에서 녹음을 했으니, 실로 유서 깊은 곳이 아닐 수 없다.
때론 장소가 음악을 규정할 때가 있다. 멤피스에 있는 선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마고 프라이스의 솔로 데뷔작은 그래서 저 유명한 대중음악 아이콘들의 장점과 장기를 모두 흡수한 듯 노련한 소리를 쏟아낸다. 상쾌한 어쿠스틱 기타와 먹먹한 (일렉트릭)슬라이드 기타, 남몰래 눈물을 훔치는 피들(fiddle)에 들뜬 피아노를 벗 삼아 자신의 영웅 로레타 린을 좇는 마고의 올곧은 목소리는 본작에 '자신감'이라는 세 글자를 꾹꾹 새겨넣는다. 모든 것이 확신에 차 있고, 지향하는 바는 뚜렷하다. 앨범 전반에 흥이 넘치고 넉넉한 분위기는 공기처럼 감돈다. 이 정도면 컨트리를 향한 한국인들의 오해에 종지부까진 아니어도 쉼표 정도는 찍어줄 수 있으리라.
편견은 취향을 구속한다. 물론 구속된 취향은 다시 또 다른 편견을 낳는다. 적어도 컨트리에서만큼은 이런 악순환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사진제공=워너뮤직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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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약력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웹진 음악취향Y, 뮤직매터스 필진
대중음악지 <파라노이드> 필진
네이버뮤직 ‘이주의 발견(국내)’ 필진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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