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결국 집단마무리 체제다.
KIA는 지난해 마무리투수 윤석민이 선발투수로 돌아갔다. 마무리 공백을 안고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치렀다. 심동섭 등 몇몇 후보들이 두각을 드러냈지만, 누구도 김기태 감독을 100% 만족시켜주지 못했다.
KIA는 결단을 내렸다. 원정도박혐의로 검찰로부터 700만원에 약식 기소된 임창용을 영입했다. 그는 삼성에서 방출된 뒤 무적신세였다. 고향 광주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하길 원했고, 지속적으로 친정 KIA에 입단 의사를 타진했다. 여론의 눈치를 보던 KIA는 임창용 영입으로 마무리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마무리 고민이 완벽히 해결된 건 아니다. 임창용은 KBO 징계에 따라 전반기 72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김기태 감독은 1일 NC와의 개막전을 앞두고 "우천취소 경기를 감안하면 7월 초는 돼야 1군에 올라올 것 같다"라고 했다. 결국 KIA는 6월까지 마무리 공백을 자체적으로 메워내야 한다. 김 감독은 "상황에 따라 불펜 투수를 적절히 기용하겠다"라고 했다. 집단마무리 체제다.
▲집단마무리
후보는 풍족하다. 심동섭 한기주 최영필 곽정철 김광수 홍건희 김윤동 등을 활용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이들의 당일 컨디션과 데이터 등을 감안, 마무리와 필승계투조 역할을 적절히 분담한다. 지난해 필승조 최영필과 김광수가 건재하다. 여기에 긴 재활 터널을 통과한 한기주와 곽정철이 있다. 빠른 볼을 주무기로 삼는 심동섭도 있다. 장점을 적절히 조립하면,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다.
김 감독은 "상황에 맞게 불펜을 운영하면서 마무리 투수를 정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시즌을 치르면서 불펜 투수들의 희비는 엇갈린다. 저연차들의 경우 1군에서 버텨낼 수 있느냐 없느냐를 확인할 수 있다. 베테랑들 중에서도 구위가 가장 좋은 투수가 드러난다. 김 감독은 불펜 투수들의 페이스를 살펴보면서 자연스럽게 필승계투조를 구축할 심산이다.
KIA로선 최적의 필승계투조가 빨리 구축될수록 좋다. 임창용이 후반기에 마무리투수로 돌아오면, 필승조의 짜임새는 더욱 좋아진다. 반대로 임창용이 돌아오기 전까지 필승계투조가 구축조차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대목은 KIA의 전반기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건강한 필승계투조가 시즌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지크 투입의 현실
과거 집단마무리를 시도했던 수 많은 팀들 중 좋은 성적을 낸 팀이 많지 않다. 집단마무리 자체가 불안정한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 고만고만한 후보들이 돌아가면서 흔들리면 그 부담감이 중간계투진, 타선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김 감독은 1일 NC와의 개막전서 선발 양현종이 6이닝 4실점하자 7회부터 또 다른 선발요원 지크 스프루일을 투입했다. 지크는 8회 손시헌에게 결승타를 얻어맞아 패전투수가 됐다. 투구내용은 2이닝 1실점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지크 카드는 실패했다.
시즌 초반이라 선발로테이션 운영에 여유가 있다. 더구나 3일 창원을 비롯한 남부지방에 비 예보가 있었다. 김 감독으로선 개막전을 잡고 2일 헥터 노에시를 내면 2승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에 지크까지 개막전에 투입했다. 개막전만큼은 꼭 잡고 싶은 의지였다. 시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그만큼 KIA 불펜이 불안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애당초 확실한 셋업맨과 마무리가 있었다면 선발요원 지크를 투입할 이유는 없었다. 결국 시즌을 치르면서 불펜 투수들과 김 감독이 신뢰를 쌓아나가는 수밖에 없다. KIA가 개막전 패배를 통해 명확한 과제를 안았다.
[김기태 감독과 최영필(위), 지크(아래).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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