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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이하 '배트맨 대 슈퍼맨')이 저조한 흥행 성적에도 압도적 스크린수를 기록 중이다.
전국의 스크린 수는 약 2,500개. '배트맨 대 슈퍼맨'은 개봉 초반 1,600개가 넘는 스크린에서 개봉됐다. 개봉일인 지난달 24일(3월 23일 자정 개봉) 상영점유율은 53.1%를 기록했다. 전체 상영 중 반 넘게 '배트맨 대 슈퍼맨'이 차지한 것이다.
그동안 대형 영화들이 스크린을 독점할 때 그나마 면피를 할 수 있던 건 '그만큼 관객들이 많이 보기 때문'이다. 관객이 많이 보는 영화라 스크린 독과점을 보는 시선도 갈렸다. 문제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다른 영화의 설 자리를 앗아가기 때문에 안 된다 등의 의견이 맞섰다. 하지만 '배트맨 대 슈퍼맨'은 그런 갑론을박조차 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봉 첫 주 '배트맨 대 슈퍼맨'은 명성에 걸맞은 관객 동원력을 보여줬다. 첫날 20만명을 넘게 동원, 갈수록 관객수가 상승하더니 개봉 첫 주말(3월 25일~17일)에는 약 115만명을 끌어 모았다. 하지만 개봉 거품이 꺼지고, 흥행 롱런이 판가름 되는 2주차 관객수가 급감했다. 2주차 평일 4~7만명의 관객수를 기록했고, 지난달 31일에는 채 5만명도 발걸음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스크린수는 여전히 1,100개 대를 유지했으며 30% 이상의 상영 점유율을 기록했다.
좌석점유율도 참담한 수준이다. 개봉 2주차 주말(4월 1일~3일) 기준 '배트맨 대 슈퍼맨'은 전국 1,155개 스크린에서 1만 4,622번 상영돼 34만 4,40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에 반해 상영관 안에 얼마나 사람들이 가득한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좌석점유율은 11.8%로 17위에 그쳤다. 이는 개봉한지 한 달 이상이 훌쩍 넘은 영화 '동주'(12위 17.3%), '데드풀'(13위 16.7%), '쿵푸팬더3'(15위 12.5%), '귀향'(16위 12.1%) 보다 낮은 순위다.
반면 같은 주 주말 '배트맨 대 슈퍼맨'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를 한 '주토피아'의 경우 좌석점유율 5위(25.3%)를 기록했다. 특히 '주토피아'는 '배트맨 대 슈퍼맨'의 약 반도 안 되는 스크린과 상영횟수(스크린수 697, 상영횟수 6,935)에도 불구하고 '배트맨 대 슈퍼맨'보다 약 5만명이 적은 29만 2,421명의 관객을 동원해 눈길을 끌었다.
상영 조건은 확연히 차이가 나지만 비슷한 관객수를 기록한 '배트맨 대 슈퍼맨'과 '주토피아'. 이는 '배트맨 대 슈퍼맨'이 지금처럼 많은 스크린에서 상영될 필요가 없다는 반증이나 다름없다.
꼭 이렇게 많은 스크린과 상영회차가 필요할 것 같지 않은 '배트맨 대 슈퍼맨'이 극장가를 점령하는 동안 다른 영화들이 자신들을 보여줄 기회를 잃었다. 일례로 '배트맨 대 슈퍼맨' 개봉 전인 22일(화요일)과 개봉 2주차인 29일(화요일)을 비교해 볼 때 '귀향'이 1,962회에서 833회, '널 기다리며'가 1,876회에서 475회, '동주'가 601회에서 219회로 상영횟수가 줄어들었다.
다른 영화와 관객들은 즐겁지 않은 '배트맨 대 슈퍼맨'의 스크린 독점. 객석이 꽉 들어차지 않는 상황에서도 '배트맨 대 슈퍼맨'이 현재와 같은 스크린과 상영횟수를 독점하고 있어야 하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포스터. 사진 = 워너 브러더스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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