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류현경이 다시 소극장 무대에 올랐다. 지난 2014년 연극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연극 무대에 도전한지 2년만이다. 그간 드라마 및 영화에서 대중을 만났던 류현경은 연극 ‘올모스트 메인’을 통해 다시 관객들을 만난다. 소극장 무대를 통해 관객과 더 가까이서 소통하려 한다.
연극 ‘올모스트 메인’은 오로라가 보이는 가상의 마을에서 한겨울 금요일 밤 9시, 아홉 커플에게 동시에 일어나는 사랑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그려낸 작품.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아홉 가지의 사랑이야기를 모두 제각기 다른 사랑과 감성으로 풀어낸다.
카메라 앞 연기에 익숙한 일부 배우들은 관객과 가까운 소극장 무대를 다소 부담스러워 하기도 한다. 카메라 주변을 둘러싼 스태프들과 관객석에 앉은 관객은 확실히 다르다. 그러나 ‘소통’의 재미를 아는 순간, 연극 무대는 더없이 매력적이다.
류현경 역시 “소극장이 더 떨리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관객과 맞닿고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으니 그런 것 같다”며 “근데 워낙 하고 싶었던 작품이라 부담되는 것 이상으로 좋은 작품을 한다는 것에 대한 기쁨이 크다”고 밝혔다.
“2013년에 ‘올모스트 메인’을 봤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그 이후 두 번을 더 봤죠. 기본적으로 메인 주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진짜 일상적인 사랑의 순간인 것 같지만 굉장히 마법이 펼쳐지는 이야기잖아요. 그게 너무 거창하지도 않고 너무 소박하지도 않고 그 적정선에서 배우들이 나오는 것 자체가 너무 아름다웠어요. 이상하게 정감이 엄청 갔죠. 공감도 많이 됐고요.”
옴니버스극인 ‘올모스트 메인’에서 류현경은 에피소드 1 ‘HER HEART’의 ‘GLORY’와 에피소드 3 ‘SAD AND GLAD’의 ‘WAITRESS’, 에피소드 6 ‘WHERE IT WENT’의 ‘MARCY’를 연기한다.
류현경은 “옴니버스극을 진짜 해보고 싶었는데 옴니버스라서 더 힘든 것 같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극이 이어지는 게 아니라 어렵긴 한데 그래도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생각에 우리가 같이 생각해내는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 대본을 분석하고 파면 팔수록 더 어려워지고 더 힘들어져요. 더 뭘 찾아야 되는 것에 시달리게 되는 거죠. 하지만 거기서 얻는 것들이 너무 큰 기쁨이에요. 이해 안 되는 것도 하나도 없었어요. 너무 잘 이해돼요. 연습 때 다같이 울기도 했어요. (박)란주가 호프를 연기할 때 눈물바다가 됐죠. 공감이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왜 그럴까’ 하다가 하면서 알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것들을 찾아내게 되니까 너무 좋아요. 지금도 더 좋아질 거라는 기대가 있죠. 연습을 하면서 더 쌓이는게 있어요.”
연극을 통해 류현경은 연기적으로도 많은 것들을 쌓아가고 있다. 첫 연극 ‘내 아내의 모든 것’이 끝난 뒤에는 좋은 사람들을 얻었고, 긴장감을 떨치는 법도 배웠다. ‘올모스트 메인’을 통해서는 배우로서 하고 싶은 표현들을 많이 생각하고 있다.
“이게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 모르겠는데 첫 연극이 끝나고 나서 안정감을 찾았어요. 제가 원래 영화나 드라마를 찍을 때도 티는 안내지만 엄청 떠는 편이거든요. 심장이 너무 뛰어서 이걸 가라앉히기 위해 활발한 척을 하는 거예요. 긴장 안 된 척 하려고요. 근데 그 때 처음 공연을 하고나서 심장이 무사하게 있더라고요. 마음의 안정감을 찾았나봐요. 처음엔 되게 떨렸는데 같이 호흡한다는 생각을 하니까 떨림이 가라 앉았어요. 관객들이 나의 감정을 같이 느끼고 있다는 생각에 든든한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힘을 되게 많이 얻은 것 같아요.”
두 번째 연극 ‘올모스트 메인’에서는 좋은 배우들 사이에서 자극을 받았다. 류현경은 “배우들이 너무 웃기다. 너무 웃어서 성대결절이 온 것 같다”며 동료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다들 너무 재미있어요. ‘배우 안했으면 뭐했을까’ 싶을 정도죠. 그런데도 연기를 또 너무 잘 해요. 처음 리딩 했을 때 저희 영화 ‘오피스’ 팀 단체 메신저 방에 ‘큰일났다. 나 어떡해’라고 하소연 했을 정도예요. 지점을 잘 살리고 어디에 치우치거나 국한되지 않는 느낌을 받았어요. 사실 제가 막 그렇게 누궁게 자극 받는 스타일이 아닌데 어쩌다 보니까 계속 자극 받고 있어요. 좋은 친구들, 연기 잘 하는 친구들을 만나니 자극을 받더라고요.”
류현경은 어느 것 하나 규정하지 않는 동료 배우들의 에너지에 큰 자극을 받았다. 선입견 없이 자유롭고 똑똑한 배우들의 능력에 감탄했다. 작품 분석 역시 동료 배우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
“못찾는 지점들을 항상 물어봐요. 근데 여기서는 처음에 잘 못 물어보겠더라고요. ‘이것도 몰라?’라고 할까봐요. 근데 저는 진짜 바보거든요.(웃음) 그래서 계속 물어보기로 했죠. ‘이것도 몰라?’라고 할 정도로 다 물어봐요. 알아도 물어봐요. 확인하려고요. ‘진짜 바보야?’ 이럴까봐 못 물어보다가 동료 배우들이 제가 잘 모르는 지점들을 잘 정리해주고 도움을 주니까 계속 더 물어보게 됐어요.”
류현경은 연습을 하면 할수록 ‘올모스트 메인’에 대한 사랑이 커진다고 했다. 처음 이 작품을 봤을 때의 좋은 느낌은 연습하면서 더 커지고 있다. 배우 류현경을 넘어 인간 류현경에게 많은 것을 주는 작품이다.
“단순한 사랑의 의미가 아니라 중의적이고 복합적인 그런 것들이 배우로서 하고 싶은 표현들을 많이 생각하게 해요. 이번에는 연기 톤도 좀 다르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원래 자연스럽고 현실적인 것, 제 말로 하는 걸 지향하는 편인데 ‘올모스트 메인’에선 좀 다를 거예요. 많이 발전시키고 있어요. 계속 연극을 병행할 생각이에요. 뭔가 모르게 피어나는 공기 같은 게 있어요. 그렇게 생성되는 공기 때문에 눈물이 날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다들 공연을 하는 것 같아요. 드라마, 영화 뿐만 아니라 무대에서도 계속 연기하고 싶어요.”
한편 연극 ‘올모스트 메인’은 오는 12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상명아트홀에서 개막한다.
[배우 류현경.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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