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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미국 볼티모어 윤욱재 기자] 메이저리그 구장에는 내야에 그물이 없다. 그래서 경기에 앞서 열리는 훈련 시간에는 선수와 교감(?)만 이뤄지면 그 선수의 사인을 얻을 수 있다.
'OK' 사인을 낸 선수에게 펜과 공을 던지면 그 선수는 그것들을 받아 사인을 한 뒤 다시 그 팬에게 돌려준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러한 광경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메이저리거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도 7일(한국시각)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를 찾은 한인 팬들에게 수없이 사인 요청을 받았다. 박병호는 일일이 그 요구를 다 응해줬다. 그런데 어느 팬이 건네준 공을 본 박병호는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상대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마크가 박힌 로고볼을 건네 받은 것이다.
"어? 이거 볼티모어 공이네요?" 박병호의 말에 이 관중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선수가 사인을 거절하기 마련. 하지만 박병호는 무안해 하는 팬을 그냥 보내지 않았다. 팀 훈련을 위해 마련된 야구공 박스에서 공을 하나 집어 그 공에 사인을 한 것이었다. 그 공은 메이저리그 마크가 박혀 있었다.
순간 서로가 무안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박병호가 센스를 발휘한 것. 박병호도 기분 좋게 사인볼을 줄 수 있었고 그 팬 역시 고마움을 안고 박병호의 사인볼을 간직할 수 있게 됐다.
박병호는 평소 매너를 중요시하는 선수로 유명하다. 팬, 구단, 언론에 이르기까지 그의 폭넓은 신뢰도는 정평이 나있다. 그런 그의 인성은 무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동료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는 현지 언론의 기사는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박병호를 직접 겪은 사람이라면 왜 그가 인성과 실력을 두루 갖춘 진정한 스타라고 부르는지 알 수 있다.
[미네소타 박병호가 7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 파크 앳 캠던 야즈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미네소타 트윈스의 경기에 앞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 미국 볼티모어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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