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두산은 9일 잠실 넥센전서 연장 12회 접전 끝 9-9로 비겼다. 하지만, 넥센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선발투수 유희관이 2경기 연속 부진했다. 2일 대구 삼성전(5⅓이닝 12피안타 5실점)에 이어 3⅓이닝 7피안타 2탈삼진 2볼넷 7실점으로 또 다시 좋지 않았다. 느린 직구에 넥센 타자들이 타이밍을 어렵지 않게 잡았고, 싱커 위력이 뚝 떨어졌다. 넥센 오른손타자들은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유희관 싱커를 기술적으로 공략했다. 반면 타선은 넥센 2년차 박주현에게 꽁꽁 묶였다.
결국 0-7. 5회초까지 완벽히 끌려갔다. 경기 중반이지만, 이미 흐름은 넥센에 상당히 넘어간 상태였다. 보통 이런 상황이면 7점 뒤진 팀은 전의를 상실한다. 벤치는 주전들을 하나, 둘 빼며 다음경기에 대비한다.
하지만, 두산의 저력은 남달랐다. 디펜딩 챔피언다웠다. 일단 박주현 공략을 포기하지 않았다. 5회 5득점을 해냈다. 4회까지 박주현의 직구와 체인지업 위주의 단순한 배합을 읽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5회 박주현이 체인지업 비중을 높이자 두산 타선은 놓치지 않았다. 양의지가 박주현의 높은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솔로포를 만든 건 반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박주현-박동원 배터리는 체인지업 위주의 배합에서 직구를 많이 섞었다. 하지만, 경기 초반에 비해 제구가 원활하지 않았다. 오재일과 박건우가 연속안타를 만들었다. 결국 허경민이 적시타를 쳤고, 박주현은 완벽히 흔들렸다. 정수빈이 박주현의 높은 직구를 기술적으로 잡아당겨 스리런포를 작렬, 순식간에 2점차로 좁혀 들었다. 다소 느슨했던 경기 흐름이 갑작스럽게 두산 쪽으로 넘어갔다. 두산은 6회 1실점했으나 6회말 이보근을 공략, 7-8까지 추격했다. 8회 1점을 내준 뒤 8회말 오재원, 김재호의 안타, 상대 폭투 등을 묶어 기어코 동점을 만드는 저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중간계투진이 아직은 완벽히 구축되지 않은 약점이 드러났다. 유희관이 조기 강판된 이후 이현호, 함덕주, 오현택, 허준혁, 김강률이 연이어 올라왔다. 엄밀히 말하면 확실한 필승계투조 정재훈~이현승 외에는 세부적인 역할을 찾아가는 과정. 함덕주와 오현택, 김강률은 충분히 필승계투조에 들어올 수 있는 자질이 있다.
함덕주는 김태형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최근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다. 오현택은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김강률은 아킬레스건 파열과 수술, 재활을 통해 올 시즌 다시 검증이 필요한 상황. 이현호가 1⅔이닝 무실점하며 팀 추격 흐름을 만들었지만, 함덕주가 아웃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하고 볼넷 1개를 내주면서 1실점했다. 허준혁도 안타 1개만 맞고 내려갔고, 오현택이 2이닝 1실점, 김강률이 1이닝 무실점했다. 중간계투진이 6회와 8회 1점씩 내주는 사이 타선도 맥이 풀렸다. 7점을 극복했지만, 끝내 역전을 완성하지는 못했다. 물론 중간계투진과 타선 모두 할 만큼 했다.
두산은 7점차 경기를 1점 차까지 추격하며 넥센 필승계투조를 모두 소모시켰다. 아울러 두산이 역시 까다로운 팀이라는 걸 넥센에 확실히 인식시키는 효과도 있었다. 반면 두산 역시 연장 12회까지 진행하면서 아껴야 했던 메인 셋업맨 정재훈을 쓴 건 손해였다. 두 팀 모두 10일 마운드 운영이 여의치 않게 됐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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