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최창환 기자] 뒷문을 안전하게 단속해줄 선수가 있지만, 쉽사리 투입하지 못한다. 한화 이글스의 현실이다.
한화는 비시즌 FA(자유계약) 협상서 84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하며 정우람을 영입했지만, 정작 그를 투입할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한화가 7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2차례 등판했을 뿐이다.
흔한 표현으로 ‘A급’ 이상으로 꼽히는 FA 대상자는 대부분 거액의 계약을 체결한다. 성공 또는 실패라는 평가를 내리는 것에도 그만큼 엄격한 잣대가 따른다. 하지만 정우람에겐 기량을 선보일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다. 적어도 7경기를 치른 시점까지는 그랬다.
정우람은 SK 와이번스 시절 꾸준한 기량에 위력적인 체인지업을 더해 특급 중간계투로 활약해왔다. 통산 602경기에 나서 37승 21패 62세이브 128홀드를 남겼다. 한화로 이적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서 던진 4이닝(무실점)을 포함한 통산 평균 자책점은 2.83이다.
앞서 언급했듯, 정우람은 올 시즌 초반에도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LG 트윈스와의 개막전에서 8회말 마운드에 올라 3이닝 동안 2탈삼진을 뽑아내는 등 9타자 연속 범타로 신고식을 마쳤다. 한화가 시즌 첫 승을 따낸 지난 5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도 9회말 마운드에 올라 공 17개로 삼자범퇴 처리했다.
하지만 정우람은 이후 4경기 연속 개점휴업 중이다. 불펜에서 몸을 푼 경기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필승조’이기 때문이다. 정우람은 박빙 또는 동점 상황에서 경기 막판 투입되는 역할을 맡았지만, 한화는 좀처럼 정우람을 투입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타선은 추격이 한계일 뿐, 전세를 뒤집을 응집력, 결정적 한 방이 부족하다. 선발이 조기에 강판한 후 불펜이 얼마 못 가 무너지는 것은 한화가 6패를 당하는 동안 보여준 단골 레퍼토리였다. 설상가상 지난 9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1-10의 완패를 당했다.
정우람은 신인 시절이던 2004시즌 2경기 등판했을 뿐, 이후 9시즌은 매 시즌 45경기 이상 마운드에 올랐다. 적어도 평균 2.8경기에 한 번은 등판한 셈. 지난 시즌에도 2.1경기당 한 번씩 등판했지만, 올 시즌은 3.5경기당 한 번이다. 한화의 최근 경기력을 보면, 단순히 ‘표본이 적다’라며 허투루 넘길 데이터는 아니다.
계속해서 등판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승부가 사실상 갈린 이후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등판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화가 거액을 투자한 데다 정우람의 위력적인 기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는 당연히 이상적인 출격이 아니다.
결국 불펜진의 부담을 줄여 세이브 상황서 정우람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선, 선발투수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한화는 10일 NC와의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서 알렉스 마에스트리를 선발투수로 기용한다. 마에스트리는 KBO리그 데뷔전인 지난 5일 넥센전에서 4⅔이닝을 던지는데 그쳤다.
하지만 하주석의 실책이 겹친 1회초 29개의 공을 던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 초반 우려했던 것보다 오래 마운드에 오른 편이라 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정우람이 올 시즌 치른 2경기 가운데 1경기도 이 경기였다.
퀵후크 위기를 딛고 많은 이닝을 책임질 마에스트리, 징검다리 역할을 소화할 권혁 또는 박정진, 그리고 정우람의 마무리. 한화가 이날 경기에서 바라고 있을 최상의 시나리오일 터.
4연패에 빠진 한화는 모처럼 정우람을 투입, 본격적인 반격을 펼칠 수 있을까.
[정우람.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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