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생각보다 훨씬 더 잘해주고 있다."
시즌 초반 순항 중인 두산. 최대강점은 선발진이다. 더스틴 니퍼트, 유희관, 장원준, 마이클 보우덴, 노경은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리그 최강이다. 한용덕 수석코치 겸 투수코치는 13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생각보다 훨씬 더 잘해주고 있다"라고 했다.
개막 후 로테이션 두 바퀴를 돌았다. 유희관과 노경은이 다소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한용덕 수석코치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보우덴과 장원준의 행보는 기대 이상이다. 심지어 에이스 니퍼트는 굳이 터치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니퍼트
니퍼트는 스프링캠프에서 몸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속도가 느렸다. 지난해 골반, 어깨, 서혜부에 차례로 부상에 시달렸다. 나이도 적지 않다. 포스트시즌서 극적으로 부활했지만, 니퍼트로선 아찔한 시즌이었다. 때문에 올 시즌 준비를 그 누구보다 신중하게 했다.
미야자키 연습경기서 단 한 차례 등판했다. 시범경기에 나섰지만,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정규시즌 개막전이 되자 에이스 본능을 회복했다. 특유의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위력적인 직구와 KBO리그 6년차답게 한국타자들의 성향을 역이용한 능수능란한 변화구 구사와 경기운영이 일품이다. 2경기 2승 평균자책점 2.19. 한 수석코치는 "시범경기 때는 자신이 갖고 있는 공을 다 보여주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굳이 건드릴 필요가 없는 투수"라고 했다.
▲유희관
유희관은 시드니, 미야자키로 이어진 스프링캠프서 다이어트에 집중했다. 살을 빼서 가벼운 몸으로 시즌을 맞이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살을 조금 빼면, 투구밸런스를 잡는 데 도움이 된다는 외부의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살을 뺀 유희관은 시즌 초반 썩 좋지 않다. 2경기 평균자책점이 12.46. 8⅔이닝 동안 안타 19개를 맞았다. 특유의 우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흐르는 싱커 구사가 원활하지 않다. 많은 우타자가 유희관 싱커에 적응하고 있다. 한용덕 수석코치는 유희관의 다이어트와 시즌 초반 행보는 무관하다고 해석했다. 기술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봤다. 대신 "볼배합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타자들이 파악한 상태다. 조금 변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예를 들어 "희관이는 예상치 않은 과감한 몸쪽 직구 승부가 통할 때 좋은 결과를 냈다. 좀 더 과감하게 승부를 걸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장원준
장원준은 지난해 169⅔이닝을 소화했다. 포스트시즌과 프리미어12까지 더하면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공을 던졌다고 봐야 한다. 때문에 올 시즌 과부하 부작용에 시달릴 가능성을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시즌 초반 페이스는 나쁘지 않다. 2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4.26.
오히려 올 시즌 장원준의 직구 평균구속이 예년보다 더 빠르다. 최고 147~148km를 찍는다. 10년 전 롯데 유망주 시절 150km를 육박한 이후 처음이다. 한 수석코치는 "원준이는 공을 많이 던질수록 오히려 컨디션이 좋아지는 체질인 듯하다. 구속이 예전보다 더 나오고 있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라고 했다. 다만, 그는 "작년 시즌막판부터 페이스가 올라왔다. 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보우덴
한용덕 수석코치는 보우덴을 두고 "기대 이상의 활약"이라고 극찬했다. 실제 그는 2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0.69. 직구도 직구지만, 까다로운 포크볼이 일품이다. 2경기 모두 포크볼 구사 비율이 높았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서 KBO리그 타자들 성향 파악을 마쳤고,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한 수석코치는 "보우덴의 포크볼은 마치 밴헤켄과 비슷하다. 타점이 높고, 위에서 뚝 떨어진다"라고 했다. 밴헤켄도 포크볼을 앞세워 넥센에서 맹활약하다 일본으로 떠났다. 보우덴의 포크볼도 당분간 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을 듯하다. 다만, 12일 한화전 4~5회에 고전했다. 당시 한화 타자들은 보우덴의 볼배합에 어느 정도 적응하며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어냈다. 보우덴이 다음 등판서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하다.
▲노경은
한 수석코치가 가장 신경 쓰는 투수는 역시 5선발 노경은이다. 상대적으로 가장 불안하다. 13일 대전 한화전서 4이닝 2실점했지만, 5회 교체를 피하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은 "잘 던졌다. 승부수를 던지기 위해 교체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애당초 노경은이 한화타선을 압도했다면 선발투수를 오래 끌고 가는 스타일의 김 감독이 5회부터 불펜을 가동할 가능성은 낮았다.
한 수석코치는 노경은이 마운드에서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길 원한다. 그는 "표정에서 포스가 느껴지는 투수가 있다. 우리 팀에선 김강률이 좋은 편이다"라고 했다. 마운드에서 투수의 강인한 태도는 타자와의 승부에서 심리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좋은 무기. 한 수석은 노경은이 심리싸움에서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한다고 봤다. 그에겐 강속구와 포크볼이 있다.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가 잦지만, 좀 더 공격적으로 투구하면 데미지를 최소화할 수도 있다.
[위에서부터 니퍼트, 유희관, 장원준, 보우덴, 노경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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