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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영화감독 안재홍이요? 연출을 했던 거지, 감독으로서 뭔가 뜻이 있어서 그랬던 건 아니에요. 앞으로도 계획은 없어요. 학교 다닐 때 18분짜리 단편을 만든 거고 그런 과정에 재미를 느끼긴 했지만 제가 감독이라니, 그건 안돼요.(웃음)"
배우 안재홍은 올해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에 '감독'의 신분으로 초청받았다. 그가 대학생 시절 촬영했던 단편영화 '검은 돼지'로 감독의 신분으로 영화제를 찾는다. 하지만 그는 '감독'이라는 타이틀보다는, 영화 작업에 참여한 것에 의미를 뒀고 앞으로도 배우라는 본분으로 관객들을 만나겠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안재홍은 영화 '위대한 소원'에서 아낌없이 망가졌다. '응답하라 1988'에서 정봉 캐릭터가 짠하고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캐릭터라면, '위대한 소원' 속 갑덕이는 어딘가 모자라고 말썽을 일으키지만 그 안에서 친구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따뜻한 캐릭터다.
"갑덕이의 포지셔닝은 '을'이에요.(웃음) 그런데 친구이지 부하는 아니지 않나 싶어요. 그게 잘 드러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세 친구 간의 위치에서 갑덕이가 만만해 보일 수 있는 역할이지만 그게 절대로 부하처럼 보이면 안된다는, 당하는 친구로만 보여지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결국 절친이니까요. 결국 끝까지 묵묵하게 친구의 곁에 있어주는 캐릭터라서 좋았어요."
안재홍은 갑덕 캐릭터를 위해 눈 전체를 덮는 빨간 특수렌즈를 3단계에 걸쳐 꼈고 김밥으로 맞고 골프채에 또 맞고, 넘어지고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열연을 펼치며 시선을 모은다. 헤어스타일 또한 독특한 파마머리로, 비주얼부터가 남다른 캐릭터였다.
"감독님의 아이디어였어요. 특이한 아이니까 외형부터 특이한 캐릭터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빨리 캐릭터를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전 실제로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는데, 갑덕이같은 친구는 고등학교에 한 명 정도는 있잖아요. 전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카리마스도 있고 리더십도 있어요. 꼭 '너스레'라고 옆에다 써주세요. 농담이니까.(웃음)"
안재홍은 '응팔'에서 6수생 말썽꾸러기이지만 결국 집안을 일으키는 정봉이로 분했다면, '위대한 소원'에서는 고등학생 캐릭터로 좀 더 치기어린 연기를 펼친다. 마치 제 옷을 입은 듯, 물 만난 물고기마냥 극 안에서 그저 갑덕이로 분했다.
"정봉이는 6수생이었으니까 25살이었어요. 제 나이대의 연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요. 그 자체만으로도. '위대한 소원' 영화를 찍으면서도 교복은 마지막이겠지, 싶어서 더 열심히 했어요.(웃음) 또 기회가 온다면 기쁜 마음으로 입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안재홍.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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