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시청자들이 그렇게 기다린 구원커플의 첫 키스를 꼭 자동차 PPL로 써야했나요?"
지난 2월 24일 첫 방송 이후 약 2개월 간 한국과 중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14일 방송된 16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지상파 주중 드라마로서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이후 4년 만에 시청률 30%의 벽을 넘어서는 등 작품은 신드롬이라 부를만한 큰 인기를 누렸고, 주연배우인 송중기와 송혜교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인기배우 순위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은숙, 김원석 작가의 손을 거친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는 명대사로 기록됐고, 방송 다음날 대중의 대화 소재 또한 작품에 관한 것이 점령했다.
이토록 열렬한 호응을 얻은 '태양의 후예'였지만, 유일한 오점은 13회 이후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PPL(간접광고) 논란이었다. 가상의 국가인 우르크를 배경으로 하는 방송분에서 한국 제품의 PPL에 어려움을 겪던 제작진은 13회부터 배경이 다시 한국으로 바뀌자 기다렸다는 듯 매 장면마다 특정 브랜드의 상품을 비췄다.
예를 들어 강모연(송혜교)은 술을 마신 다음날에도, 남자친구의 비보를 들은 뒤에도 늘 특정 브랜드의 샌드위치를 먹었다. 알파팀 팀원들은 검정고시 시험을 앞둔 김기범(김민석)에게 머리를 쓰는 데 도움이 된다며 특정 브랜드의 아몬드를 선물했다. 송상현(이승준)도 술자리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아몬드를 챙겨먹었다. 결정적으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산 장면은 특정 브랜드 차량의 자동운전 기능을 활용해 키스를 나누는 서대영과 윤명주의 모습이었다.
드라마 제작비의 증가와 함께 PPL의 등장은 피할 수 없는 필수불가결의 요소가 됐다. 실제 대부분 프로그램의 오프닝에는 "이 프로그램은 간접광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라는 안내문구가 등장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관건은 시청자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 '태양의 후예'는 특수한 배경 설정 때문에 PPL이 후반부 분량에 집중됐고, 이는 시청자의 몰입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특히 서대영, 윤명주 커플의 첫 키스처럼 시청자의 몰입이 극대화되는 장면에 등장하는 PPL은 큰 거부감으로 나타났다.
방영 내내 기록, 역사란 단어와 함께 했던 '태양의 후예'는 한국 드라마사에 수많은 시사점을 남겼고, 그 중 하나는 '시청자가 불편하지 않은 PPL 활용'이다.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