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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마치 정해놓은 듯 하다. 왼쪽, 가운데, 그리고 이번엔 오른쪽이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는 1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겟필드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3호 홈런에 이어 데뷔 첫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박병호는 서서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16일 LA 에인절스에서 결승 1타점 2루타를 때린 데 이어 다음날에는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141m짜리 대형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은 첫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 우월 솔로홈런을 날린 뒤 세 번째 타석에서 우전안타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 서서히 적응해 가는 모습.
가장 돋보이는 것은 역시 파워다. 타율면에서는 아직 정상 궤도에 오르지 않은 박병호지만 이미 홈런수만큼은 많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11경기에서 3개를 터뜨렸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3개의 홈런 방향이 모두 달랐다는 것. 9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때린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은 커프먼스타디움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이어 17일 때린 두 번째 홈런은 타겟필드에 새롭게 생긴 가운데 담장 위 관중석으로 향했다.
이날은 오른쪽이었다. 박병호는 양 팀이 3-3으로 맞선 4회말 선두타자로 등장, 상대 선발 체이스 앤더슨의 90마일짜리 패스트볼을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날렸다. 이번 타구 역시 아슬아슬하게 넘어간 것이 아닌, 여유있는 홈런포였다.
왼쪽, 가운데에 이어 오른쪽까지. 박병호는 단 3차례 홈런만으로 어디로든 홈런을 날릴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켰다.
이는 특별한 일은 아니다. 박병호는 이미 KBO리그에서도 밀어서 홈런을 때린 경우가 많았다. 지난 시즌 완벽한 우익수 방향은 딱 1개였지만 대신 우중간 담장을 넘긴 타구는 8개로 적지 않았다. 또 가운데 담장을 넘긴 타구는 18개나 됐다. 53개 중 27개가 가운데 혹은 오른쪽 방향으로 향했다. 절반이 넘는 수치.
2014년에는 52홈런 중 7개가 정확한 우익수 방면이었다. 또 우중간 2개, 중앙 15개였다. 52개 중 24개.
이날 밀워키는 박병호가 나서면 내야수들이 수비 시프트를 썼다. 첫 타석만 해도 이것이 통하는 듯 했지만 홈런에 이어 안타까지 오른쪽으로 날리며 상대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결국 국내 팬들에게는 특별할 것 없는 박병호의 우월 홈런이지만 동양인 우타자가 너무나 쉽게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모습에 상대팀 선수나 벤치는 충격을 느꼈을 법 하다.
단 3개의 홈런으로 자신의 파워와 함께 어디로든 홈런을 때릴 수 있다는 것을 마음껏 증명한 박병호다.
[박병호.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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