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때나 지금이나 안정감이 넘친다."
두산 마운드가 지난해 초반보다 안정감이 배가된 결정적 원동력은 베테랑 셋업맨 정재훈(36)의 가세다. 정재훈은 2014시즌 직후 FA 장원준의 반대급부로 롯데로 떠났다. 그러나 2015시즌 직후 2차드래프트를 통해 친정에 복귀했다. 그는 시즌 초반 메인셋업맨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9경기서 1패4홀드 평균자책점 0.69다.
두산은 지난해 초반 불펜투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필승계투조를 효과적으로 구성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 불펜 난조로 날린 경기가 수두룩했다. 그러나 올 시즌 두산은 잡아야 할 경기를 확실히 잡는다. 정재훈이 마무리 이현승 앞에서 1~2이닝을 안정적으로 막으면서 일으키는 시너지효과가 엄청나다. 그 결과 두산은 7연승, 11승3패1무로 단독선두를 질주 중이다.
정재훈은 만 36세 베테랑 투수다. 2004년부터 셋업맨과 마무리를 오가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과거의 정재훈과 지금 정재훈은 같으면서도 다르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20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과거 20대 영건 정재훈과 지금 36세 베테랑 정재훈을 비교했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
▲공통점
정재훈의 주무기는 포크볼이다. 포크볼로 좌절하기도 했지만, 환호의 역사가 더욱 길다. 그는 예전에도, 지금도 포크볼을 즐겨 던진다. 직구와 포크볼 조합을 앞세워 안정적으로 1~2이닝을 막아내는 능력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다. 김 감독은 "안정감은 여전하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볼 끝도 좋다"라고 했다.
사실 김 감독의 올 시즌 구상에 정재훈이 확실하게 포함될 정도는 아니었다. 김 감독은 "재훈이가 이 정도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베테랑 투수는 매년 조금씩 노화한다. 더구나 지난해 롯데에서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김 감독 기대이상으로 초반 페이스가 좋다. 지금까지 페이스만 보면 10년 전 마무리투수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다.
김 감독은 "재훈이가 고참으로서의 역할만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즌 초 다른 투수들과 똑같이 써보고 좋지 않으면 할 수 없다고 봤다. 그러나 기대보다 훨씬 더 잘해주고 있다"라고 했다. 물론 김 감독은 정재훈에게 직접 스프링캠프 훈련 스케줄을 짜게 배려하는 등 베테랑 대우를 확실하게 해줬다.
▲차이점
김 감독은 "재훈이는 손 감각이 워낙 뛰어나다. 경기 전 몇 번 그립을 잡아본 뒤 실전서 곧바로 던질 수 있다"라고 했다. 포크볼도 그렇게 완벽히 익혔다. 올 시즌에는 컷 패스트볼 활용도가 높다. 이 역시 정재훈 특유의 구종 습득력이 빛나는 부분. 아직 정재훈의 컷 패스트볼을 제대로 공략하는 타자는 많지 않다. 포크볼과 컷 패스트볼은 홈 플레이트에서 크게 변화하는 볼이지만, 궤적은 다르다. 타자들로선 헷갈린다.
김 감독은 "구속은 10km 정도 줄었다"라고 했다. 과거에도 구위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확실히 구속이 더 떨어졌다. 이제는 140km 초반이 최대다. 예전과는 달리 연투할 때 구위가 급격히 떨어지는 단점도 있다. 실제 시즌 초반 사흘 연투에 살짝 무너지기도 했다. 스테미너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대신 경기운영능력의 노련미는 더 좋아졌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좀처럼 스스로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는다. KT 조범현 감독은 "우리 투수들이 좋은 공을 갖고 있는데 다들 어려서 위기에서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하고 한 가운데로 던지다 얻어맞는다"라고 했다. 정재훈은 반대다. 위기를 극복한 숱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 구속은 떨어져도 임기응변능력으로 타자들을 압도한다. 승부처에서 상대 반격을 효율적으로 막아내면서, 두산의 박빙승부 내구성은 지난해보다 훨씬 강해졌다.
[정재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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