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은상 수습기자] 연승 행진은 끊겼지만 물음표 하나가 또다시 느낌표로 바뀌었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서 3-8로 패했다. 선발 노경은이 5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중간계투진도 상대 중심타선에 맹폭을 받았다.
7연승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지만 소득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물음표’를 달고 있던 전력이 ‘느낌표’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744일 만에 4번타자 자리를 꿰찬 오재일.
이날 경기 전까지 오재일은 올 시즌 7번이라는 타순이 가장 어울리지 않는 타자였다. 타율 0.487(39타수 19안타)를 기록하며 그야말로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었다. 타점도 선발 출전한 11경기에서 11타점을 쓸어 담아 1경기당 1타점을 만들었다. 도저히 하위타선이라고 볼 수 없는 성적이다.
중심타선으로 이동해도 벌써 이동했을 것 같지만 팀 사정상 오재일은 계속 하위 타선에 머물렀다. 외인 선수 닉 에반스의 타격감을 팀이 기다렸기 때문이다. 에반스는 개막이래 두산의 붙박이 4번타자로 출전했다. 그러나 활약은 미비했다. 타율은 0.170에 머물렀고 홈런은 단 1개, 타점은 5개에 불과했다.
결국 두산 김태형 감독은 21일 선발 라인업에 큰 변화를 줬다. 오재일을 4번타자 자리에 집어 넣고 에반스를 선발 명단에 제외시킨 것. 상대 선발 엄상백이 우완 사이드암 이라는 점도 있었지만 가장 큰 포인트는 역시 최근 성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오재일의 올 시즌 이런 광폭행보는 지난 시즌 하반기부터 예고 됐었다. 2015시즌 전반기 오재일은 그 당시에도 외인 로메로의 그림자에 가려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1루수로 조금씩 모습을 보이더니 어느새 자리를 꿰찼다. 오재일은 전반기 62타석에서는 홈런 1개, 타율 0.246에 불과했지만 후반기 151타석에서는 홈런 13개, 타율 0.309로 맹활약했다.
이런 모습을 김태형 감독이 놓쳤을 리 없다. 4번타자로 낙점을 받은 오재일은 이날 보란 듯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부담감을 느끼는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오히려 타율을 0.488까지 끌어 올리며 올 시즌 리그 전체 타율 1위에 올라섰다.
두산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반신반의 했던 ‘물음표’들이 대부분 ‘느낌표’로 돌아섰다. 김현수의 좌익수 공백은 박건우, 김재환이 메우고 있고, 새로운 외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은 지금까지 만점활약을 펼치고 있다. 부상에서 돌아온 김강률, 롯데에서 돌아온 정재훈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토종 거포 오재일까지 중심타자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오재일이 그동안 쉬어갈 곳이라고는 단 한 곳 밖에 없었던 두산 타선의 빈틈을 메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재일. 사진 = 마이데일리 DB]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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