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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KCC의 연고지 이전 소문은 단순한 소문이 아니었다. 실제로 올해 신축 개장한 칠보체육관을 앞세운 수원시의 러브콜을 받고 전주를 떠날 결심을 했다. KCC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80% 확정적이었다"라고 털어놨다.
2015-2016시즌 직후 소문이 언론들을 통해 기사화되기 시작했다. 전주시의 압박감이 커졌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19일 서울 KCC 본사를 방문, 구단을 설득했다. 결국 KCC는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전주 잔류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동시에 전주시도 기자회견을 열고 KCC의 연고지 이전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주체육관의 딜레마
전주체육관은 창원체육관과 함께 프로농구 흥행의 메카다. 2001년 터를 잡은 KCC는 전주 팬들의 두터운 지지를 받고 있다. 전북대에 위치, 젊은 대학생 팬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오리온과의 챔피언결정전 등 빅게임은 매진되기 일쑤다. 심지어 구단이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을 위해 체육관 앞에 간이 모니터를 설치, 단체 응원을 유도할 정도였다.
문제는 전주체육관 시설이 너무 낡았다는 점이다. 1973년 개장, 43년 된 체육관이다. 지난해 안전등급 심사에서 C를 받았다. 경기장 일부에 균열이 있다. 좌석배치 상태도 좋지 않다. 다른 체육관에 비해 유독 응원함성이 크다. 소음이 체육관 바깥으로 쉽게 빠지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보수가 필요하다. KCC는 그동안 체육관을 소유한 전주시에 줄기차게 요구했다. 그러나 전주시는 KCC에 협조적이지 않았다. 평소에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다가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만 되면 VIP 표를 요구한 게 전부였다. 결국 KCC도 감정이 폭발했다. 수원시는 이런 상황을 놓치지 않고 러브콜을 보냈다. 실제 칠보체육관은 KCC의 용인 숙소와 가깝다. 올해 문을 연만큼 최신식 시설을 자랑한다.
▲여전한 갈등의 불씨
21일 KCC와 전주시의 발표로 이번 사태는 일단락됐다. 그러나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KCC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건 전주체육관 신축이다. 장소는 둘째 문제다. 한때 전주시가 전주월드컵경기장 근처에 체육관을 신축하려고 했으나 KCC가 접근성이 떨어지는 이유로 반대한 건 구단이 직접 낭설이라고 해명했다.
KCC 관계자에 따르면, 전주시는 19일 구단을 만나 체육관 건립을 약속했다. 그러나 함정이 있다. 구두 약속이다. KCC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문서로 확답을 받지는 못했다. 전주시를 다시 한번 믿어보기로 했다"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전주시는 21일 기자회견에서 새 체육관 건립에 대한 말을 꺼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체육관 리모델링을 약속했지만, 그 역시 언제 어떻게 이뤄질지 알 수 없다. 근본적인 사태 해결책이 아니다. 때문에 KCC와 전주시는 언제든 다시 갈등을 빚을 수 있다. 수원 칠보체육관은 여전히 주인이 없다.
KCC 관계자에 따르면 전주시는 2004년과 2010년 KCC에 체육관 건립을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심지어 2010년에는 테스크포스팀까지 꾸렸지만, 석연치 않게 없던 일이 됐다. KCC로선 찝찝한 대목이다.
중요한 건 전주시의 진정성이다. KCC를 진짜로 붙잡고 싶다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체육관 리모델링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리고 신축체육관 건립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을 내놓아야 한다. 한 농구관계자는 "KCC가 수원으로 가면 프로농구 연고지의 수도권 과밀현상이 심각해진다. 그렇다고 해도 누가 KCC를 비난하겠는가. 지방자치단체들이 농구에 너무 무신경하다. 농구가 인기가 없어서 그런 것 아니겠냐"라고 한 숨을 쉬었다.
[전주체육관.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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