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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여동은 기자] 개그맨 장동민(37)의 입은 왜 이리 가벼울까.
최근 논란을 일으켰던 개그맨 장동민이 2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DDMC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된 종합편성채널 채널A 새 예능프로그램 '오늘부터 대학생'의 기자간담회에 가수 탁재훈과 함께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지난 3일 방송된 tvN '코미디빅리그'의 코너 '충청도의 힘'에서 선보인 콩트로 한부모가정 비하 논란에 휩싸인 장동민의 첫 공식 행사 참가로 주목을 끌었다. 물론 장동민은 논란의 책임을 지고 '코미디 빅리그'에서 하차한 바 있다.
논란이 된 '충청도의 힘'은 충청도 출신 장동민이 주축이 된 코너로, 방송 이후 한부모가정 아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내용과 아동 성추행 등이 문제가 됐다. 이날 방송에서 장동민이 "쟤네 아부지가 양육비 보냈나보네"라고 말을 했고, 황제성이 "우리 동민이 장손 고추, 한 번 따먹어보자"라며 무대 세트 뒤로 가 보여주는 시늉을 해 여러 시청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문제가 커지자 tvN 측은 지난 7일 코너 폐지 소식을 전하며 시청자에게 공식 사과했다. '충청도의 힘'은 1회 만에 폐지됐다. 장동민은 한부모가정 권익단체 '차별없는 가정을 위한 시민연합'(이하 '차가연')으로부터 모욕 혐의로 피소 당하기도 했다.
문제는 장동민의 설화(說禍)가 한 두 번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전에도 옹달샘과 함께 한 '꿈꾸는 라디오'에서도 설화를 일으킨 바 있다. 장동민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일로 인해 상처입으시고 마음 상하신 많은 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사과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따라서 논란 이후 장동민이 처음으로 참석하는 이날 공식행사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관련 질문을 받자 "최근 시끄러웠던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며 입을 열었다. '시끄러웠다니' 이것이 과연 반성하는 자세일까.
이어 행사 관련 질문에는 "교수님이 도자기를 만들 때 물이 들어가면 안된다고 했는데 내가 도자기를 만들면 언제나 그 안에 물(눈물을 의미 하는 듯)이 고여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과연 새 예능 프로그램을 론칭하는 자리라지만 마냥 자신 있게 웃고 떠들 수 있는 자리였을까. 이날 장동민은 굳이 웃음을 주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었다. 웃음보다는 진솔한 사과 멘트를 기대한 사람이 더 많지 않았을까.
개그맨이나 희극인들은 한국에서는 소재가 너무 빈약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절대 원칙이 있다. 정치나 재벌 등 기득권을 소재로 삼을 수는 있지만 장애인이나 한부모가정 등 사회적 약자를 희화화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불문율이다.
그런데 여러차례 구설수에 오른 장동민이 이날 보여준 태도는 과연 진정 반성이나 자숙하는 모습이었는지 의심이 든다. 반면 이날 같이 행사에 참가한 탁재훈은 최대한 웃음을 자제하려는 절제된 모습을 보여 대조된 모습이었다.
장동민은 이전에 두뇌게임 '더 지니어스'에서 우승해 '뇌섹남'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장동민이 방송에서 보여주는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발언은 대중에게 상처를 줄 잠재적 위험을 항상 내포하고 있다.
옛말에 칼보다 말이 더 무섭고, 세치 혀가 백만대군을 움직일 수도 있다는 격언이 있다. 앞으로는 방송에서 장동민의 자중자애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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