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감동드라마의 결말이 궁금하다.
KIA는 22~24일 롯데와의 원정 3연전서 2승1패, 시즌 첫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삼성과의 주중 3연전서 집단 타격슬럼프 조짐을 보였으나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롯데와의 3연전을 통해 타선이 폭발하는 반전을 선보였다.
반전의 핵심은 뉴 페이스들이다. 김기태 감독은 19일 광주 삼성전을 앞두고 나지완 신종길 강한울 서동욱을 1군에 올렸다. 이들 중 서동욱이 대폭발하며 KIA의 반전을 이끌어냈다. 한화 육성선수 출신 외야수 노수광도 최근 서서히 저력을 드러내고 있다. 마운드에선 한기주가 23일 경기서 2011년 9월 29일 잠실 두산전 이후 1668일만에 선발승을 따냈다. 이들의 활약은 KIA로선 기분 좋은 반전이다.
▲감동드라마
한기주는 2013년과 2014년 1군 등판 기록이 없다. 팔꿈치, 어깨, 손가락 등에 잇따라 수술을 받고 재활했다. 2015년 7경기에 등판하며 재기에 나섰다. 그래도 조심스러웠다. 올해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서는 허벅지에 가래톳이 올라와 중도 하차했다. 김 감독은 한기주를 시범경기에 선발과 불펜으로 신중하게 기용했다. 개막 이후에도 철저한 관리 속에 불펜 투수로 기용했다. 12일 인천 SK전서 구원 등판, 3이닝 무실점하며 1462일만에 승리를 챙겼다. 그리고 23일 부산 롯데전서 시즌 첫 선발 등판, 5이닝 7피안타 3탈삼진 4볼넷 4실점하며 승리를 거뒀다. 기록 자체는 썩 좋지는 않았다. 예전처럼 강속구를 꾸준히 던질 수 없다. 경기운영의 다양성과 효율성을 익혀가는 과정에서 얻어낸 선발승.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넥센은 순수한 의도로 서동욱을 KIA에 보냈다. 염경엽 감독은 KIA가 아닌 서동욱의 미래를 위해 무상 트레이드를 했다고 밝혔다. 넥센에 채태인이 입단하면서 서동욱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반면 야수진이 약한 KIA 특성상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서동욱은 마침맞은 카드. 김 감독은 서동욱을 대타 기용에 이어 9번 2루수, 2번 1루수, 2번 2루수, 7번 1루수로 잇따라 선발 출전시켰다. 19일 광주 삼성전서 대타 장외 투런포를 폭발했다. 23일 부산 롯데전서는 멀티홈런 포함 3안타 5타점 3득점을 쓸어담았다. 이적 후 6경기서 20타수 8안타 타율 0.400 3홈런 8타점 6득점 맹활약. 서동욱은 그동안 다양한 포지션으로 기용됐다. 하지만, 주전으로 뛴 시즌은 거의 없었다. 2005년 이후 11년만에 친정에 돌아오자마자 울분을 토해내고 있다.
노수광도 2013년 육성선수로 한화에 입단한 뒤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입단, 올 시즌 빛을 보고 있다. 당시 KIA는 유창식 김광수 오준혁과 함께 노수광을 영입했다. 누구도 노수광에게 주목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10경기서 타율 0.083에 그쳤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이미 12경기에 출전, 타율 0.444 1홈런 5타점 9득점 맹활약 중이다. 23일 부산 롯데전서는 우월 솔로포로 데뷔 첫 홈런을 신고했다. 노수광의 활약 속에 이름 값에 관계없이 가능성이 있고 성실하면 누구에게나 주전경쟁의 기회를 주는 김 감독의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결말은
애당초 이들은 KIA가 크게 기대하던 카드가 아니었다. 한기주는 부상 전력이 있다. 서동욱이 11년만에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노수광 역시 잠재력을 폭발할 것이라고 장담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예상 밖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한다. KIA로선 한기주, 서동욱, 노수광이 시즌 내내 맹활약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들의 활약을 통해 주전경쟁을 극대화하면서 팀 전력을 끌어올리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만족할 수 있다.
한기주는 선발승을 거뒀으나 향후 활용법은 베일에 쌓여있다. 최근 임준혁이 종아리 통증으로 1군에서 빠졌다. 한기주가 당분간 임시 선발을 맡을 수도 있다. 실제 김 감독이 시즌 전 예비선발 자원으로 분류했다. 다만, 선발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할 수 없다고 본다면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5선발과 중간계투진이 약점인 KIA로선 한기주를 마운드 강화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생긴 상태다.
서동욱은 일단 1루수와 2루수로 기용됐다. 확실한 풀타임 주전야수가 많지 않은 KIA 특성상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서동욱의 강점이 극대화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외야도 소화 가능하다. 다만, 현 시점에서 KIA는 내야 사정이 좀 더 급한 측면이 있다. 외야의 경우 노수광이 꾸준히 주전으로 나서고 있다. 잘 하는 선수를 끝까지 밀어주는 김 감독 성향상 서동욱과 노수광은 올 시즌 주전으로 자리매김할 기회를 잡았다. 노수광의 경우 리빌딩을 진행 중인 KIA의 시스템과도 일치한다. 그만큼 KIA에 롯데전 위닝시리즈 의미가 컸다.
[한기주(위), 서동욱(가운데), 노수광(아래).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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