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TV] '잘먹는소녀들' 눈으로 살찌는 예능탄생…우려 넘을까?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잘 먹겠습니다."

첫 녹화 이후 다양한 반응을 낳았던 JTBC 새 예능프로그램 '잘 먹는 소녀들'이 29일 밤 첫 방송됐다. 다른 건 몰라도 늦은 시간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시청자들의 침샘 자극만큼은 확실했다.

'잘먹는 소녀들'은 시청자들의 식욕을 가장 자극하는 걸그룹 대표 '먹방 요정'을 뽑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방송된 첫 회에서는 트와이스 쯔위, 다현, 레드벨벳 슬기, 시크릿 전효성, 나인뮤지스 경리, 에이핑크 남주, 오마이걸 지호, 아이오아이 강미나 등이 참여한 8강 먹방 토너먼트가 그려졌다.

먼저 오프닝에서 MC를 맡은 개그맨 조세호는 "각 회사 대표님과 임원진에게 허락을 받았다. 걸그룹들이 평소에는 잘 못 먹는데 오늘은 마음껏 먹어도 된다"는 말로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설명했다.

8강 대결에서 걸그룹 도전자들은 저마다의 개성 넘치는 먹방을 선보였다. 트와이스 다현은 자장면과 탕수육을 메뉴로 선택해 자장면을 군만두에 말아먹는 등 현란한 스킬을 보였다. 이에 질세라 에이핑크 남주는 매운 닭발을 흡입하는 듯한 모습으로 보는 이를 감탄케 했다. 또 오마이걸 지호는 족발과 불족발을 상추쌈으로 싸먹는 모습으로 침샘을 자극했고, 강미나는 국민야식인 치킨을 들고 나와 먹방을 펼쳤다.

장어초밥과 장어덮밥을 가지고 나온 트와이스 쯔위의 먹방은 색달랐다. 많이 먹는 것에 집중한 다른 이들과 달리 쯔위는 조용하고 차분하게 음식을 음미하는 모습으로 우아한 매력을 발산했다. 슬기는 식사에 집중하기 위해 반지를 빼는 등 열정적인 모습으로 양념 곱창을 먹었다. 이렇게 진행된 세 번의 8강 대결에서 승자는 에이핑크 남주, 오마이걸 지호, 트와이스 쯔위였다.

사실 지난 15일 진행된 첫 녹화 생중계 이후 '잘 먹는 소녀들'을 향한 시청자들의 평가는 호의적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방청객 한가운데에서 소녀인 출연자가 먹는 것으로 경쟁을 펼친다는 프로그램의 근본적인 콘셉트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제작진은 이런 다양한 반응을 의식한 듯 첫 방송에서 대결보다는 음식 자체를 맛있게 먹는 소녀들의 모습에 집중했다. 대결을 부추기는 MC들의 멘트나 함성 대신 먹는 모습 그 자체에 더 집중할 수 있는 BGM이 사용됐다. 화면은 그간 다이어트 등으로 인해 먹을 수 없었던 고칼로리 음식을 앞에 두고 행복해하는 소녀들의 표정으로 채워졌다.

덕분에 침샘을 자극하는 먹방이라는 정체성 만큼은 더욱 확실해졌다. 첫 방송에는 생중계 녹화 이후 제작진이 가져온 고민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겼다. 엇갈린 반응 속에 첫 발을 내딛은 '잘먹는 소녀들'이 소녀들의 먹방이라는 정체성을 지키면서 일부 시청자들의 우려 가득한 시선까지 극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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