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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드라마와 PPL은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다. 제작비의 상당 부분이 PPL로 충당된다. 때문에 어느 드라마에서도 PPL을 볼 수 있다. 중요한 건 얼마나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느냐다.
지난 6월 30일 20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 KBS 2TV 수목드라마 '마스터-국수의 신'(이하 ‘국수의 신’, 극본 채승대 연출 김종연 임세준) 역시 PPL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자동차, 컴퓨터, 휴대폰 등이 시청자들에게 노출됐다.
하지만 좋은 PPL도 있고, 나쁜 PPL도 있는 법. 좋은 PPL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드라마 ‘미생’의 경우 PPL로 등장하는 커피, 복사용지, 홍삼 등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이 극히 드물었다. PPL이라는 인식이 들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수의 신’은? 선 굵은 복수극에서 뜬금없이 튀어나오는 PPL상품이 ‘과연 얼마를 받았기에 이렇게 극의 흐름을 깨트리나’ 생각하게끔 했다.
어느 정도는 용인할 수 있다. 노트북이 한 회사의 것만 나올 때도 ‘다른 사람들도 많이 쓰는 회사니까’라고 납득할 만했다. 특별한 용도로 이용되는 차량 외 대부분의 인물들이 한 회사의 차만 타고 다닐 때도 ‘많은 사람들이 타는 차니까’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공승연이 화장품을 바르는 모습이 클로즈업 될 때도 이상엽에게 잘 보이고 싶은 여자의 마음이라 여길 수 있었다.
휴대폰의 경우 통화 신이 많이 등장하는 만큼 클로즈업을 피할 수 없었지만 간혹 실소를 안기는 상황이 연출됐다. 일례로 6회에서 고대천의 방을 찾은 김다혜가 몰래 방을 뒤지는 상황에서 휴대폰의 기능을 알려주듯 모듈을 장착하는 모습은 그동안 쌓아 온 감정선을 무너뜨리기 충분했다. 13회에서 김다혜가 무명이 만들어준 국수를 휴대폰으로 촬영하는 장면 또한 불필요할 정도로 오랫동안 휴대폰을 클로즈업해 몰입을 깼다. 최근에는 공승연이 광고 중인 음료가 도드라지게 노출 돼 잘못된 PPL의 폐해를 실감케 했다.
시청자의 허를 찌르는 PPL도 있다. 바로 제작지원으로 등장하는 프랜차이즈 업체. 드라마에 등장하는 치면 식당도 이곳에서 7월 런칭하는 브랜드의 이름이다. 실제 드라마 속 세트장을 식당으로 활용하며, 극 중 등장한 궁중꿩메밀국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세트장을 그대로 활용할 뿐 아니라 이름까지 그대로 쓴다는 점에서 역대급 PPL인 셈.
PPL은 드라마에 독이 될 수도 득이 될 수도 있다. 드라마 제작에 있어 필수불가견인 PPL을 ‘좋은 예’로만 접할 수 있길 바라본다.
[‘국수의 신’ PPL. 사진 = KBS 2TV '국수의 신‘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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