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김진성 기자] 그들에게 예선무대는 좁았다.
지난달 2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막한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 한국 대학선발A는 실질적으로 국가대표 1.5군급이다. 한국 남자농구의 현재이자 미래인 대학 최고선수들이 집결했다. 올 가을 KBL 신인드래프트에 나오는 예비신인 빅3(이종현, 최준용, 강상재)가 실질적으로 팀을 이끌어간다.
29일 미국 하와이퍼시픽대학전, 1일 대만전서 빅3는 역시 빅3였다. 벌크업에 성공한 이종현은 파워를 장착, 골밑 플레이에 위력이 붙었다. 신장이 낮은 대만을 상대로 골밑을 완벽히 장악했다. 이틀 전 미국전서 주춤했던 모습과는 또 달랐다. 여전히 포스트업 기술이 투박한 편이지만, 힘을 앞세운 골밑 플레이는 역시 인상적이었다. 올 가을 신인드래프트 1순위임을 입증했다.
큰 신장에 수준급 주력과 패스 센스, 좋은 피니시 테크닉을 갖고 있는 최준용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예선 2경기서 최준용의 활약은 준수했다. 기복이 심한 약점을 털어내고 내, 외곽을 오가며 꾸준한 경기력으로 실질적인 에이스 노릇을 했다. 이종현만큼 인상적이었다.
다만, 강상재는 이종현과 최준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예선 2경기서 100% 컨디션은 아닌 듯했다. 하지만, 힘을 앞세운 포스트업과 준수한 골밑 수비력, 정확한 외곽포까지 갖춘 강상재의 존재감은 분명 특별하다. 전형적인 스트레치4형 장신 포워드다.
그런데 빅3가 예선서 상대한 미국 하와이퍼시픽 대학은 351개 대학이 포함된 NCAA 디비전 1에도 들어가지 못할 정도의 수준이다. 신장이 큰 선수들이 몇몇 있었지만, 기술이 뛰어나지는 않았다. 조직력도 엉성했다. 대만 대학선발은 전체적으로 신장이 낮았다. 몇몇 선수들이 주도하는 얼리오펜스가 돋보였으나 역시 전체적인 경쟁력은 인상적이지 않았다.
때문에 빅3가 예선무대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 해서 지나치게 확대해석 할 필요는 없다. 이들은 어차피 국내 대학무대를 평정한지 오래다. 앞으로 KBL에서 노련한 국내선수들과 힘과 테크닉을 겸비한 외국선수들과의 매치업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한국농구를 이끌어가야 할 인재들이니 이들에 대한 평가 잣대는 더욱 엄격해져야 한다.
이종현의 경우 대학 무대에서 한동안 정체됐다가 올해 벌크업에 성공, 조금씩 틀을 깨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골밑 공격 테크닉, 외곽수비력과 중거리슛 능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최준용은 약한 파워와 2~3번으로 뛰기엔 부족한 외곽 슈팅력, 강상재는 조금 느린 스피드 등 명확한 약점과 발전과제들이 있다. 사실상 KBL에서 해결해야 할 부분들이다.
빅3에게 예선 무대는 좁았다. 준결승전과 결승전서 러시아 혹은 한국B를 만난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외국 대학들 중 실질적으로 가장 좋은 팀이 러시아인만큼 러시아전서 빅3의 경쟁력과 장래성이 좀 더 명확히 드러날 듯하다.
[최준용. 사진 = 잠실학생체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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