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장타에 신경을 많이 썼죠."
두산 유격수 김재호는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 프리미어12 우승, 골든글러브 수상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그리고 맞이한 2016시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장타력을 장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재호는 장타력이 좋은 타자는 아니다. 풀타임 주전으로 도약한 뒤 지난해 처음으로 장타율 4할(0.402)을 돌파했다. 대신 안정감 있는 수비에 준수한 애버리지를 보유했다. 더구나 올 시즌을 끝으로 생애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는다.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4월 0.309 1홈런 15타점, 5월 0.286 1홈런 15타점, 6월 0.291 1홈런 9타점. 김재호는 시즌 개막 후 꾸준히 제 몫을 해냈다. 다만, 6월까지 장타는 13개였다. 지난해와 큰 차이는 없었다. 오히려 장타에 신경을 쓰다 타율이 6월 18일 삼성전 직후 0.272까지 떨어지며 감이 뚝 떨어졌다. 수비에서도 집중력이 떨어진 플레이를 몇 차례 선보였다.
▲장타 고민 끝
김재호는 19일 삼성전부터 2일 대전 한화전까지 9경기 연속안타를 때리며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타율도 0.295까지 끌어올렸다. 26일 SK전, 28일 NC전서는 연이틀 3안타를 날렸다. 최근 김재호의 방망이는 한결 날카롭다.
김재호는 "그동안 장타에 신경을 많이 쓰면서 처음으로 (슬럼프에) 부딪혔다. 스윙을 하면서도 감이 좋지 않았다. 대처하기 위해 생각이 많아지면서 더 풀리지 않았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다시 짧게 치면서 감각을 찾았다"라고 털어놨다. 이 과정에서 주장의 책임감, 시즌 후 FA에 대한 부담감 등을 잊고 초심으로 돌아갔다는 설명이다. 사실 지금처럼 건실한 수비에 찬스에서 날카로운 한 방이면 충분하다. 그가 큰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을 정도로 두산은 강하다.
▲1번도 된다
김태형 감독은 김재호의 간결한 타격, 찬스에서 꼬박꼬박 날리는 결정타 능력을 높게 평가, 간혹 1번 타순에 배치한다. 3안타 4득점을 기록한 28일 NC전이 1번타자로 나선 경기였다. 올 시즌 1번타자로 3경기에 나섰다. 10타수 5안타로 괜찮은 성적. 김태형 감독으로선 타순 구성 옵션이 하나 늘었다.
김재호는 "사실 1번에 배치된 게 좋았다. 서서히 타격감이 올라오고 있어서 한 번이라도 타석에 더 많이 들어설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아직 완벽히 적응되지는 않았지만, 1번 타자도 괜찮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물론 그는 "아무래도 1번은 1회에 빨리 준비해야 해서 바쁘다. 투수들은 하위타선보다 전력으로 투구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재호는 앞으로도 욕심 없이 심플하게 시즌을 치를 생각이다. "주장이지만, 선수들이 잘 하고 있으니 내가 딱히 선수들에게 얘기할 건 없다. 주장으로서 고맙다. 어린 선수들이 야구를 더 잘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라고 했다. 이어 "팀이 이기는 분위기가 잡힌 것 같다. 조바심을 버리고 시즌을 치르겠다"라고 다짐했다.
[김재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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