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의 롤러코스터 행보. 해결될 수 있을까.
프로야구 장기레이스에는 연승 뒤 연패, 연패 뒤 연승이 흔히 나온다. 강팀도, 약팀도 연승과 연패를 번갈아 한다. 그런데 시즌을 1~2일이 아닌 1~2주, 1~2개월 단위로 쪼개서 살펴보면 강팀은 약팀보다 연승과 연패 곡선이 완만하다. 연승이 많지 않더라도 연패가 더 적은 경우가 많다.
KIA는 아직 강팀은 아니다. 올 시즌 2연승과 2연패를 제외한 연승과 연패를 살펴보면 4월 20일~22일 3연패, 5월 3일~5일 3연승, 5월 6일~8일 3연패, 5월 11일~15일 5연승, 5월 17일~19일 3연패, 5월 27일~29일 3연패, 6월 2일~8일 5연패, 5월 11일~16일 5연패, 6월 23일~29일 6연승, 6월 30일~7월 3일 4연패(진행 중)다.
5월부터 장기연승과 연패가 잦다. 자세히 살펴보면 3연패 이상의 장기연패는 7차례지만, 3연승 이상의 장기연승은 3차례에 불과하다. KIA가 하위권에 처진 원인이다. 롤러코스터 행보. 정확히 말하면 조금씩 떨어지는 롤러코스터다.
▲애버리지
야구에서 애버리지는 타율을 의미한다. 그러나 야구관계자들은 좀 더 개념을 넓혀서 사용하기도 한다. 선수 혹은 팀에게 기대할 수 있는 객관적인 경쟁력을 표현할 때도 애버리지라는 단어를 쓴다. 애버리지가 높은 선수와 팀은 짧게는 1개월, 길게는 2~3년까지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낸다. 그러나 반대로 애버리지가 떨어지는 선수와 팀은 좋은 성적의 지속성이 떨어진다.
시간이 흐르면서 애버리지가 높아지거나 반대로 떨어질 수 있다. 2할대 중반의 타자가 2~3년 정도 3할을 때리면 그 타자의 애버리지는 3할로 여겨진다. 반대로 3할타자가 나이를 먹고 기량이 쇠퇴해 2~3년 정도 2할대 후반을 치면 그 타자의 애버리지는 2할대 후반으로 통용된다. 야구관계자들은 애버리지 변화의 기준을 대개 3년으로 본다. 흔히 "3년은 꾸준히 잘해야 인정한다"라는 말도 같은 의미다.
그렇다면 냉정히 살펴보자. 지금 KIA 1군선수들 중에 KBO리그 최정상급 애버리지를 갖고 있는 선수가 몇 명이나 될까. 야수들 중에선 베테랑 이범호와 외국인타자 브렛 필 정도다. 마운드에선 에이스 양현종과 최근 1군에 가세한 임창용 정도. 이들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리그 상위권 기록을 냈다. 리그 상위권 애버리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인정을 받는다.
한 야구관계자는 "애버리지가 떨어지는 선수가 많으면 그 팀의 애버리지도 자연스럽게 떨어지게 돼 있다. 애버리지가 높은 선수가 많은 팀일수록 강하다"라고 설명했다. 애버리지가 높은 선수는 경기력이 그만큼 꾸준하고, 떨어지는 선수는 그만큼 불안정하다. 리빌딩 중인 KIA는 잠재력이 풍부하면서 기복이 심한 선수가 많다. 이런 선수들의 애버리지는 대부분 좋지 않다. 애버리지가 떨어지는 선수들이 폭발하면 팀은 연승흐름을 타고, 반대로 애버리지가 높은 멤버들이 부진할 때는 연패흐름으로 이어질 때가 많다. KIA에 극심한 투타 언밸런스로 인한 연승과 연패가 잦고, 특히 연승보다 연패가 많은 이유다.
▲시간이 필요하다
KIA에는 좀 더 꾸준히 경험을 쌓으면서 애버리지를 끌어올려야 할 선수가 많다. 대표적으로 타선에선 김호령, 강한울, 마운드에선 심동섭, 홍건희다. 김기태 감독은 조그마한 가능성이 엿보이는 젊은 선수들에게 최대한 기회를 부여한다. 리빌딩은 1년에 1~2명만 건져도 성공이라는 걸 감안하면, KIA 선수들 개개인의 애버리지 높이기 작업은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다.
김 감독은 2015년 지휘봉을 잡고 3년 계약을 했다. KIA의 미래를 내다보고 투타 각 파트에서 젊은 선수들을 육성 및 기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애버리지가 떨어지는 팀 특성상 연승과 연패 롤러코스터, 그로 인한 부작용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중요한 건 어느 순간에는 KIA 개개인과 팀의 애버리지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팀 전력이 올라가야 한다는 점이다. KIA로선 그게 좋은 팀 성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한 해설위원은 "분명히 KIA는 개개인과 팀이 애버리지를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올 시즌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면 그 시기가 언제일지는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KIA는 당분간 연승과 연패에 계속 일희일비해야 할지도 모른다.
[KIA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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