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할을 칠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잡아야 한다."
KIA 김호령은 군산상고와 동국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입단한 2년차 외야수. 김기태 감독이 발굴한 KIA 리빌딩의 기수다. 그는 지난해 김 감독 부임 후 1~2군 무한경쟁시스템에서 살아남아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유일한 케이스다. 유격수 강한울은 당장 9월 김선빈이 복귀하면 주전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김호령은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군 입대하기 전까지는 계속 주전으로 뛸 수도 있다.
그는 9일 잠실 두산전까지 243타수 73안타로 정확히 타율 3할을 기록했다. 예전과는 달리 3할만으로 타격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한다. 10일 현재 리그 35위. 타격 선두 최형우(삼성)는 0.360으로 김호령에게 무려 6푼 앞선다.
그래도 김호령에게 3할은 소중하다. 0.299와 0.300은 단 1리 차이다. 하지만, 그 1리 차이로 3할을 겪어본 타자와 그렇지 못한 타자와의 레벨 차이는 분명히 발생한다. 일단 3할을 경험해봐야 타격에 눈을 떴다고 말할 수 있다. 김 감독도 김호령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9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3할을 칠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잡아야 한다"라며 김호령의 생애 첫 3할 달성을 희망했다.
▲진일보한 타격
김호령이 주전 중견수로 자리매김한 결정적인 원동력은 수비력이다. 2년차에 불과하지만, 빼어난 스피드를 바탕으로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한다.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은 KIA 코너 외야수들을 보완하는 역할까지 해낸다.
지난해 0.218에 그쳤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안타를 때리는 기술이 좋아지면서 생애 첫 3할에 도전하고 있다. 4월 0.375, 5월 0.333을 때렸지만, 6월 0.280, 7월 0.250에 불과하다. 3할2~3푼대를 지켰지만, 2할대로 내려갈 위기다. 풀타임 경험이 부족한 탓에 타율관리에 애를 먹는다.
실제 9일 경기 도중 2할대로 내려갔다. 그러나 4-6으로 뒤진 9회초 무사 1루서 두산 마무리투수 이현승을 상대로 초구 볼을 골라낸 뒤 2구 바깥쪽 높은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극적인 동점 투런포를 터트렸다. 이현승에게 블론세이브를 안기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간 한 방. 동시에 김호령 개인적으로는 3할에 복귀하는 한 방이었다.
이 홈런만으로도 김호령의 타격기술이 좋아졌다는 게 증명된다. 이현승의 2구는 실투였다. 실투를 받아쳐서 안타 혹은 한 방을 날리는 능력을 갖췄다는 걸 입증했다. 특히 패스트볼 대처 능력은 상당히 좋아졌다. 지속적으로 1군 투수들을 경험하면서 노림수 타격이 좋아졌다는 내부 평가도 있다.
▲보완점
김 감독은 "아직 볼을 골라내는 능력이 조금 떨어진다"라고 했다. 실제 김호령의 시즌 볼넷은 15개에 불과하다. 대신 삼진은 56개. 공격적인 성향은 좋다. 하지만, 유인구를 골라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김호령은 톱타자 혹은 2번타자로 나선다. 기본적으로 타수가 많다. 때문에 안타만으로 타율을 관리하는 건 쉽지 않다. 적절히 볼넷을 골라내야 타율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결국 김 감독 지적대로 공을 잘 봐야 한다. 3할 달성의 핵심 과제다.
김 감독은 "호령이가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면 하위타선으로 잠시 내릴 계획도 있다"라고 했다. 그 정도로 관리하면서까지 김호령의 3할을 돕고 싶은 게 김 감독 마음이다. 김호령이 후반기에 시험대에 오른다. 자신과의 싸움이다.
[김호령.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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