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더 많이 웃으라고 했죠."
두산은 11일 현재 54승25패1무, 승률 0.684로 단독선두를 질주한다. 승패 흑자가 무려 29개. 그런데 최근 두산의 흐름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7월 3경기가 취소됐다. 나머지 6경기서 3승3패다. 6월 말까지 최근 10경기로 시선을 넓혀도 5승5패로 보합세.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허준혁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여전히 탄탄하다. 그러나 오재일이 가세한 완전체 타선이 의외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지 못한다. 정재훈~이현승 라인의 불안감은 지속적이다. 때문에 상대 팀의 흐름이 좋을 경우 쉽게 이기지 못한다. 지난 주말 KIA와의 홈 3연전이 그 사례. 확실히 최근 두산은 4~5월과 같은 질주모드는 아니다.
▲더 많이 웃어라
김태형 감독은 10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지금이 흐름이 썩 좋지 않은 시기인 것 같다. 사실 선수들이 많이 피곤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두산의 경기력이 시즌 초반만큼 압도적이지 못한 원인을 주전들의 피로 누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두산은 야수층이 두껍다. 김 감독은 그동안 백업들을 적절히 활용, 잔부상과 피로에 효율적으로 대처해왔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팀들보다 주전 의존도가 낮은 것도 아니다. 주전 3루수 허경민이 전 경기(80경기)에 출전했다. 주전 유격수 김재호와 중견수와 우익수를 오가는 민병헌은 단 1경기에만 결장했다. 올 시즌 주전 우익수로 도약한 박건우도 74경기에 출전했다. 특히 수비 부담이 큰 허경민과 김재호의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봐야 한다.
김 감독은 "이럴 때 특별한 관리보다는 선수들에게 더 많이 웃으라고 주문했다. 괜히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인상을 쓰고 있으면 더 짜증나고, 피곤하다"라고 했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경기에 임하자는 의미다. 김 감독은 "삼진을 당할 수도 있고, 실책을 할 수도 있다. 내 눈치를 볼 필요는 없다. 그럼 서로 더 힘들다"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식 고마움 표시
김 감독은 전반기에 일찌감치 단독선두 체제를 구축한 선수들에게 고마운 눈치다. 9~10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잇따라 수훈선수들을 칭찬했다. 그는 "사실 재호나 재원이, (양)의지 등 작년에 좋은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이 자신의 베스트를 한 것으로 봤다"라고 털어놨다. 올 시즌에는 개인성적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는 뜻. 그러나 이들 모두 올 시즌에도 맹활약하며 두산을 선두에 올려놨다.
김 감독은 "기존 선수들이 잘해줬고, 김재환, 박건우, 오재일 등 새로운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쳤다. 외국인선수 3명도 모두 잘해주고 있다"라고 고마워했다. 김현수를 제외한 기존 전력이 고스란히 유지됐다. 게다가 김재환과 오재일의 타격 잠재력이 폭발했다. 박건우는 김현수가 떠나면서 주전을 꿰찼다. 니퍼트와 보우덴은 두산 막강 선발진을 실질적으로 이끈다. 닉 에반스는 4월 말 2군을 다녀온 이후 없으면 허전한 타자가 됐다. 때문에 두산의 실질적 전력은 작년보다 더 좋다.
요즘 두산의 폭발적인 상승세가 끊긴 건 분명하다. 하지만, 4~5월 페이스가 비정상적일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어느 팀이든 장기레이스를 치르면 고비를 만난다. 두산이 지금 고비를 맞이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선수들의 피로를 관리해야 할 시기인 건 분명하다. 물론 기본전력이 워낙 뛰어나기에 두산이 이대로 주저앉을 가능성은 없다. 김 감독은 긍정과 칭찬의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편안하게 해주려고 한다.
[김태형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