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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경기 시작 2시간 전 사건을 인지한 kt. 그러나 선발 라인업에는 떡하니 김상현의 이름이 올라와 있었다.
kt 위즈 관계자는 12일 “김상현(36)이 지난 6월 16일 전북 익산시 신동에 정차된 자신의 차 안에서 음란행위를 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라고 밝혔다. 김상현은 6월 2일부터 16일까지 허리 통증을 이유로 퓨처스리그에 머물렀다.
익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김상현은 지난 6월 16일 오후 4시경 전북 익산시 신동 원룸촌 근처에 차를 세우고 그 안에서 행인 A씨(20, 여)를 보고 음란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운전석 문을 열고 이 같은 행위를 한 김상현은 B씨와 눈이 마주치자 재빨리 달아났다. 그러나 차량 번호를 외운 B씨의 신고로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kt가 이 사건을 정확히 인지한 시점은 12일 오후 4시 30분경이었다. 당시 김상현은 kt 김진훈 단장을 만나 직접 사건에 대해 실토했고 kt 프런트도 이때 사건을 처음으로 인지했다. 문제는 오후 6시 30분부터 시작인 본 경기에 김상현이 당당히 7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는 점이다.
선발 라인업은 통상적으로 경기 시작 1시간 전에 제출하게 돼 있다. 그러나 kt가 사태를 접한 건 경기 시작 2시간 전이었다. kt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건을 접하자마자 구단 내에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느라 경황이 없었다. 내부적으로 혼란스러워 감독에게까지 전달이 안 됐던 것 같다. 조범현 감독은 경기 시작 직후에 이 사건에 알게 됐다”라고 해명했다.
다시 말해 김상현이 “순간적으로 성적 충동을 참지 못했다”고 이미 범행 사실을 인정한 이 심각한 사태가 내부 소통 문제로 라인업을 구성하는 주체인 감독에게 전달되지 못한 것이다. 만일 내부 소통 체계가 이 정도로 견고하지 못하다면 이 역시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한 설령 프런트 내부에서 강한 충격을 받아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치자. 그러나 위의 해명을 한 당사자가 사건의 심각성을 파악했다면 본인이라도 직접 감독에게 가서 소식을 알릴 수 있지 않았을까.
김상현은 이날 아무렇지도 않게 1회초부터 1루수 위치에 자리했고 2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후 실명이 공개되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리는 4회초 수비 때 김연훈과 교체됐다.
kt 관계자는 앞서 사건이 최초 보도되자 "2군에서 가족들과 떨어져서 내려가 있다 보니까 이런 일을 저지른 것 같다"라는 이해가 되기 힘든 변명을 늘어놓기도 했다. 심각한 사태를 미흡한 대처로 더욱 심각하게 만든 kt 프런트의 사후 처리 방식이 아쉬운 순간이다.
[김상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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