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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한국형 첫 좀비물, 그리고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 제작 영화사 레드피터 배급 NEW)을 표현하는 수식어 중 '한국형 좀비물의 탄생'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좀비라면 외국영화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한국에서도 성공적인 좀비물이 탄생했다. 공유는 극 중 펀드매니저 석우 역을 맡았다.
"'남과 여'를 찍을 때 책을 받았는데 일단 상업적인 장편 영화로서 좀비가 영화에 보여지는 것이 처음이라는게 신선했어요. 또 이걸 할리우드 좀비물이나 기존에 봐왔던 관객들의 수준을 어떻게 맞출까, 고민이 있었죠. 할리우드 좀비물은 예산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노파심이나 걱정이 있었던게 사실이에요. 일단 기획의 참신함이 좋아서 하기로 한 결정 이후에 연상호 감독님과 만나서 방안들을 들으면서 감독님을 믿었어요. 우려하고 불안해했던 요소들을 감독님이 너무 잘 메워주셨어요."
공유는 '돼지의 왕', '사이비' 등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더 알려진 연상호 감독과 좀비 재난 블록버스터 '부산행'을 만들어냈다. 연상호 감독은 영화를 순서대로 촬영했고, 그래서 배우들이 감정선과 호흡을 극의 흐름에 맞게 이어갈 수 있었다. 공유는 연상호 감독에 대해 "콘티가 머릿 속에 확실해 보였다"라고 말했다. 처음 해보는 좀비 재난 블록버스터인 터라 CG로 표현되는 부분은 후반 작업이었지만, 촬영장에서 무엇을 취하고 그려내야할지가 명확했다.
"어차피 영화는 최종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적게 찍었을 때 불안함이 있거든요. 그런데 연상호 감독님과의 작업은, 밤에 끝날 게 낮에 끝나니까 불안하기도 했어요.(웃음) 대부분 배우들이 다 공통적으로 얘기했던 게, 본인이 갖고 있는 그림에 대한 편집점이 머릿 속에 너무나도 확고하고 선명하게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었어요. 심지어 4회차로 잡아놨던 촬영을 2회차로 끝낸 부분도 있어서 처음에는 의심스럽기까지 했어요."
하지만 현장에서 모니터로 보여주는 결과물들이 공유로 하여금 연상호 감독을 믿게 했다. 그로 인해 '부산행'은 제6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소개돼 수없이 많은 극찬을 받고 금의환향했다.
"연상호 감독님의 전작들을 보고 느낀 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었어요. 적당히 삐뚤어진 시선이 그렇게 비호감이지 않았어요. 뭔가 살아가는 세상 얘기를 할 때는 불편함과 찝찝함도 있잖아요. 그런데 연상호 감독님이 표현한 것은 그 느낌이 싫지 않았고 용감하게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부산행'의 사람들의 모습에서는 이타적, 이기적인 모습도 있고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들, 뜯기지 않기 위해 도망가는 사람들을 통해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의 군상과 다르지 않다고 느꼈어요."
공유는 마동석, 정유미 등 배우들과 '부산행'이라는 열차에 탑승했다. 촬영 전에는 어떻게 좀비들이 화면에 구현될지, 비주얼적인 부분에서 고민이 있었고 흔히 봐왔던 외국 좀비들을 답습하는 것은 피해야했다. 특수분장 하나만 잘못되도, 관객들은 영화에 몰입하지 못하고 영화 전체가 삐걱거릴 게 분명했다. 이에 공유는 "배우가 크게 관여할 부분은 아니지만 함께 작품을 하기로 한 이상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라며, 엄청난 예산의 할리우드 좀비물에 익숙해진 관객들의 눈높이를 맞추고자 노력했다.
"15년 간 연기를 해오면서, 아직도 저라는 사람을 잘 모르지만 석우 역할을 제가 함으로써 전형적인 클리셰를 벗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싶었어요. 조금 더 세월이 흐르면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그 이상을 걸어가야겠지만요."
[공유. 사진 = NEW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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