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일명 ‘엘롯기’. 프로야구에서 손꼽히는 영혼의 파트너다.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는 프로야구의 흥행을 이끄는 대표적인 인기 팀들이지만, 운명 공동체인 듯 같은 날 웃고 울었던 적이 참 많았다.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에서는 어떨까. 올 시즌 역시 LG, 롯데, KIA는 중위권에서 한 자리를 두고 다투는 형국이다. 전반기를 마친 시점 그나마 한 걸음 앞서있는 쪽은 5위에 이름을 올린 롯데다. 다만, 갑자기 툭 튀어나온 세력이 생겨 롯데도 안심할 순 없는 처지다. 어쩌면 올 시즌 역시 ‘엘롯기’는 같은 운명을 받아들일 지도 모를 일이다.
▲롯데의 상승세…KIA의 관건
롯데의 시즌 마무리는 더 없이 깔끔했다.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2경기 연속 혈전을 치른 끝에 승리를 챙겨 39승 43패 승률 .476 5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전반기 막판 지나친 변화를 준 선발 라인업으로 홍역을 앓기도 했지만, 최준석이 1군에 복귀한 가운데 황재균은 공·수에 걸쳐 대단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더불어 최근 들어 손승락이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준 것도 롯데에겐 후반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린드블럼이 지난 시즌에 비해 위력이 줄어든 건 아쉽지만, 이는 팀 타율(.293, 2위)로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KIA와의 상대전적에서 2승 7패로 밀리는 게 아쉽다. 상대전적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다면, KIA에겐 밀리는 것이 롯데의 현실이다. 후반기에 열리는 7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이겨야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사실상 쉽지 않은 과제다.
KIA는 ‘엘롯기’와의 상대전적에서 유일하게 두 팀 모두에게 우위를 점하고 있는 팀이다. 롯데전 7승 2패를 비롯해 LG를 상대로는 6승 4패 1무다. 5위 롯데에 1경기차 뒤진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며 롯데와 동일한 승을 따내면 ‘가을야구’를 꿈꿀 수 있다.
KIA는 브렛 필이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이범호, 나지완도 제몫을 해주고 있다. 김호령의 성장세도 팀의 행보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고, 선발진의 위력은 세 팀 가운데 가장 낫다. 양현종, 헥터 노에시, 지크 스프루일로 이어지는 선발 ‘BIG.3’는 10개팀을 통틀어도 경쟁력을 갖춘 자원들이다.
관건은 임창용, 윤석민의 부활이다. 임창용은 징계가 풀리며 지난 1일 컴백했지만, 오랜 공백 탓인지 경기력이 들쭉날쭉하다. 6차례 등판해 2차례나 패전을 떠안았다. 평균 자책점은 4.91. 일시적인 부진이라면 후반기 KIA는 지키는 승부에 강해질 수 있지만, 반전이 없다면 후반기에도 연일 살얼음판 승부를 각오해야 한다.
윤석민은 부상으로 인해 3경기만 치른 후 개점휴업 중이다. 3경기에서 19이닝을 소화하는 등 이닝이터 면모를 뽐냈지만, 공백이 길어질수록 KIA의 선발 로테이션은 점차 안정감을 잃게 될 터. 윤석민의 복귀시점, 경기력은 KIA의 후반기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소스가 될 전망이다.
▲ LG, 최악의 마무리…견제세력 등장
LG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리빌딩을 목표로 내건 LG는 시즌 초반 중위권을 유지했지만, 어느덧 순위가 8위까지 추락했다. 최근 10경기에서 2승에 머무는 등 최악의 마무리 속에 전반기를 마쳤다.
LG는 타선의 힘이 떨어진다. 팀 타율 .284는 8위에 불과한 수치. 루이스 히메네스, 채은성의 활약은 반갑지만, 상하위 타선의 경기력 차가 어느 팀보다 커 세밀한 야구를 구현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풀타임 마무리투수를 맡은 임정우가 성장통을 겪는 가운데 후반기 기대할 요소는 신입 데이비드 허프다. 허프는 지난 14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지만, 시간적 여유가 충분치 않은데다 불펜자원으로 등판한 것이어서 기량에 대한 평가는 유보할 필요가 있다.
LG는 류제국이 최근 3경기 연속 부진한 모습을 보인데다 헨리 소사도 최근에는 위력이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허프가 선발진에 안정화를 안겨주며 나비효과를 일으키길 기대해야 하는 입장이다.
물론 LG뿐만 아니라 롯데, KIA도 포스트시즌에 못 오를 가능성이 있다. 시즌 초반 좀처럼 10위를 벗어나지 못하던 한화가 매서운 반격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 14일 LG를 제압, 기어코 7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5위 롯데와의 승차도 3경기에 불과하다.
최근 투타의 짜임새만 보면, 오히려 ‘엘롯기’보다 한화가 안정적인 형국이다. LG, 롯데, KIA 가운데 중위권 싸움의 최종승자는 나올 수 있을까. 아니면, 그들은 올 시즌 역시 ‘운명 공동체’를 반복하게 될까.
[황재균, 이범호(상). 류제국(하).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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